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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스토리

전주 기령당, 편액과 소장 그림 해석하다

[인문학 스토리] 전주 기령당, 편액과 소장 그림 해석하다

전주 기령당이 ‘보존 편액 번역본 기록자료집 제4권(발행 이상칠, 편집위원장 신동기, 제작 신아출판사)’를 펴냈습니다.

제1집 기령당 기록자료집, 제2집 보존 고문서 번역본 기록자료집, 제3집 보존 고문서 번역본 기록자료집 등에 이은 이 책자는 100 여년 간 보존해온 편액 50 여점과 소장 작품 등이 한글로 소개됐습니다.

‘청산은 물가에 외로이 그대로 서 있고 산빛은 그윽하고 트여 새벽 종소리 청아하네. 좋은 대는 모두 긴요한 데서 나야 마땅하고 밝은 달과 맑은 바람은 한 집에 같이 사네. 특이한 꽃은 대부분 때가 있고 있는 것이 아니고 구름 그림자는 가로질러 달려 은하수와 합하네’

이는 건물의 ‘주련(기둥이나 벽 따위에 장식 삼아 세로로 써서 붙이는 글씨)’에 쓰인 문구입니다.

박병연 전 당장이 1983년 신정에 지은 ‘호남시’도 흥미를 더합니다.

‘높은 산(高山) 위에 익산(益山)이 있으니 어느 누가 여산(礪山)을 녹록하게 여길까 전주(全州)와 무주(茂朱)는 임실(任實)을 거치고 기쁘고(咸悅) 평안(咸平)하니 모두 낙안(樂安)일세 여름날 잔잔한 바람 구름봉(雲峯)에 불어오고 겨울 날 눈보라에도 양기를 일으키네(興陽) 강진을 휘감아 안은 비단같은 나주(羅州)요 우뚝 선 영험한 바위(靈巖) 광주를 빛내네 용담(龍潭)의 아래 긴 강(長水)이 흐르고 방죽 옆 금도랑(金溝)은 옥구(玉溝) 사이라네. 진도와 진산은 진원(珍原)으로 날아가고 안정에 힘쓰고 안녕을 도우니 바로 진안(鎭安)이라 곡성(谷城)과 능성(綾城)은 하나같이 긴 성이요 예 구하고(求禮) 덕 일으키니(興德) 참 보물성이네(寶城) 만약 호남이 순박과 창성(淳昌)을 노래하면 크게 어질고 길이 흥하여 제주(濟州)를 구제하리 세 산의 정기 어린 골짜기로 금산(錦山)이 순수하고 네 강의 물결 멀어도 만경(萬境)의 연못이 되네 퉁소 구멍 같은 정읍(井邑)에서 고창(高敞)이 시작되고 넓고 밝은 광양(光陽) 진실로 무성하고 길다(茂長) 민심이 화순(和順)하니 복록이 함께 하고 집안 번성하는 창평(昌平) 천명을 따라서 라네(順天) 누가 임피(臨陂)를 찾아 김제로 갈꼬 못 남쪽(潭陽)에 쌓고 용안(龍安)을 보전하네 눈 가득한 옛 언덕(古阜)은 오직 옥과(玉果) 뿐 남평(南平)에 달 비쳐 신령한 빛(靈光) 퍼지네 봄 구름에 호랑나비 남쪽 언덕(南原)을 날고 가을날 기러기 해남(海南)에서 부르짖네’

흥양은 고흥의 옛 이름이며, 진원은 장성군 진원면 지역입니다. 능성은 화순군 능주면, 후에 능주군이 됐습니다. 무장은 고창군 무장면 지역입니다.

1957년 효산 이광열이 쓴 ‘송석정기(松石亭記)’는 유당 김희순이 현금 10만환. 주지 김현성이 현금 10만환을 기부해 지어진 바, ‘늙은 소나무와 기암괴석으로 아름다운 경치를 표현했고, 또한 두 사람이 소나무처럼 오래 살고 바위처럼 강건하기를 축원하는 뜻을 담았다고 했습니다.

보존 편액으로는 설송 최규상의 기령당(耆寧堂), 창암 이삼만의 관수세심(觀水洗心), 김옥균의 사무사(思無邪), 민유식의 영춘각(迎春閣), 효산 이광열의 송석정(松石亭), 효산 이광열의 유경헌(惟敬軒), 강암 송성용의 유경각(惟敬閣) 등입니다.

우물 인근엔 오래 살라는 의미를 감은 '연수정(延壽井)'이 한자로 쓰여있습니다.

전주 기령당은 426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경로당입니다.

기령당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경로당으로 전주 완산동 군자정 자리에 위치해 있으며, 예로부터 전라관찰사나 전주 부윤이 가장 먼저 찾는 곳으로 지금도 자치단체장을 비롯한 정치인과 기관장들이 어르신들의 덕담을 듣기 위해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http://www.sjbnews.com/news/news.php?code=li_news&number=747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