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스토리]진유의 누룽지 고사를 말한 김제선비 석정 이정직
'효자인 진유(陳遺)가 누룽지 때문에 살아 남았다.
오군(吳郡)의 진유(陳遺)는 집안에서 효성이 지극했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누룽지를 매우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진유는 마침 주군(州郡)의 주부(主簿)가 되어 집을 떠나 있게 됐습니다.
진유는 그곳에서 항시 자루를 가지고 다니면서,밥을 해 먹을 때 마다, 매번 그 자루에 누룽지를 모아 담았다가, 집에 돌아 오면 어머니께 드리곤 했습니다.
뒤에 손은(孫恩)의 난을 만나 적병이 오군까지 밀려 왔고, 원부군(袁府君; 袁山松)은 즉시 토벌작전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진유는 이미 수십 말(斗)의 누룽지를 모았지만, 집에 돌아갈 겨를이 없어, 결국은 그것을 지닌 채로 종군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결국 호독(滬瀆)의 싸움에서 패해 군인들은 모두 궤멸하고 흩어져 산과 늪으로 도망쳐, 많은 병사들이 굶어 죽게 됐습니다. 하지만 진유는 유독 누룽지 때문에 살아 남게 됐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모두 진유가 순효(純孝)했기 때문에 얻은 보답이라 여겼습니다.
다음은 석정 이정직이 쓴
'진유(陳遺)의 초반(魚飯)에 관한 고사에 대해 설함'입니다.
'오군(吳郡)에는 지극한 효도를 다한 진유(陳遺)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 어머니는 초반(魚飯)을 좋아했다. 진유는 오군의 주부(主博)로서 매 번 밥을 먹을 때마다 주머니에 초반을 답아 돌아와 어머니께 드렸다. 얼마 후에 손은(孫恩)의 난을 만나서 관군(官軍)이 패전하여 도망가거나 흩어질 때에 산택(山澤)에 굶어죽은 사람들이 많았다. 이에 앞서 진유는 초반 몇 말[斗]을 모았다가 그것을 집에 보내드리지 못하고 마침내 급작스럽게 허리에 두르고 군대를 따라가게 됐다. 그러나 도리어 이것 때 문에 진유는 홀로 살아남을 수가 있었다. 이것을 두고 사람들은 지순한 효도에 대한 하늘의 보답이라고 생각했다. 석정산인(이정직)이 말했다. 효자가 부모를 봉양함에 어찌 식보를 바라겠는가? 그러나 감응하고 보답 하는 것은 천지자연의 이치이다. 진유의 효도가 순수하고 한결같아 흠잡을 곳이 없 었기 때문에 난리에도 목숨을 보전하고 모친에 대한 봉양을 다할 수가 있었다. 만일 그것이 맞다고 한다변 무엇으로 감응함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는가? 무릇 사람이 태어남에 천지로부터 기(氣)를 품수 받으니 천지의 기가 곧 사람의 기이다. 그러므로 기운을 한결같이 하여 잡되지 않게 되면 하늘에까지 이를 수가 있고, 정신을 모으면 쇠와 돌에도 유통되어, 감(感)함이 있으면 반드시 응(應)함 있는 것이 그림자와 메아리보다 빠르게 된다. 이것은 불변의 이치이다. 이것은 마치 하늘은 마땅히 높고 땅은 마땅히 두터운 것이 진실로 자연의 이치에 서 나온 것이요, 신령스럽고 기이한 일이 아닌 것과 같다.
음양이 서로 감(感)함에 비와 이슬로 응(應)하게 되고, 일월(日月)이 서로 감함에 밀물과 썰물이 응하게 되고, 오행이 서로 감함에 만물이 번식하고 줄어들며, 사계절이 서로 감함에 더위와 추위가 서로 바뀌게 된다. 그리고 나무의 잎사귀에는 새가 감함에 깃털 집승들이 응(應)하게 되고, 풀의 싹에는 들짐승이 감함에 털을 가진 짐승들이 용(應)하게 되고, 물결이 모여 파도치는 곳에서는 물고기가 감(感)함에 비늘 가진 것들이 응(應)하게 된다. 불은 나무에 저장되어 있으니 혜나무와 느릅나무에서 불을 얻을 수가 있으며, 물은 달에 저장되어 있으니 바야흐로 거기에서 이슬을 얻을 수가 있으며, 물고기의 증감(增滅)과 조개의 허실과 자석이 침(針)에 대한 것과 호박이 티끌에 대한 것이 모두 자연에서 나온 것으로 그 감함에 응한 것이다. 그렇다면 신령스럽고 기이한 것은 기(氣)이다. 만약에 이 기(氣)가 우애(友愛)에 전일(全一)하게 되면 자형(紫荊)나무도 다시 살아나게 할 수 있으며, 화목에 전일(全一)하게 되면 제사에는 쓰지 못하는 개들도 함께 제물(察物)로 쓸 수 있으며, 군신의 도리에 전일하다면 고종(高宗)이 부열(傅說)을 꿈에서 볼 수 있으며, 붕우(朋友)의 도리에 전일하게 되면 장민(張敏)도 고혜(高惠)를 찾을 수가 있다. 하물며 효도는 모든 행동의 근본이요, 자식과 부모는 하나의 기인데, 어찌 정성스 러운 효도를 전일하게 행하는데 감응하지 않음이 있겠는가?
아아! 세상의 자식된 자들이 진유가 모친에게 했던 효도와 같이 한다면, 장차 정 성스러우면 감(感)하지 않음이 없음을 알게 될 것이며, 감(感)하면 응(應)하지 않음이 없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자연의 이치를 거듭 밝히어 세상의 자식된 자들에게 권한다. 시경에서는 “대대로 복과 자손을 주리로다 "하고, “스스로 많은 복(福)을 구한다(詩日永錫祚胤 又日自求多福)"고 했다. 이것은 진실로 믿을 수 있는 말이다.(燕石山房文稿1)'
*자형 나무 이야기
중국 남조(南朝) 양나라 때 일입니다. 아버지의 죽음을 앞둔 삼형제가 재산 분할 문제로 다투다가 앞 마당에 있는 자형 나무를 셋으로 나누어 갖자고 했습니다. 그 다음날 그 자형 나무는 말라 죽고 말았습니다 이것을 본 형제들은 '자형 나무도 나누려고 하니 말라 죽는데 우리들은 한 형제이면서도 서로 나누어 가지려고만 하니 자형나무보다 못하다’고 말하고 자신들 의 잘못을 깨달았습니다. 이후 삼형제가 다시 형제간의 우애(友愛)를 되찾게 되자 말라죽은 자형 나무가 다시 살아나게 됐습니다.(續齊諧記 紫荊樹編)
*고종이 부열을 보다
중국 은나라 고종(高宗)이 꿈에서 본 얼굴을 그림으로 그리게 해 찾도록 했습니다. 결국은 부안(傅巖)이라는 곳에서 부열(傅說)을 찾았습니다. 부열은 이후에 재상이 되어 고종을 도와 훌륭한 정치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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