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근의 행복산책2] 전주 한옥마을 곶감
본래 곶감은 ‘꼬챙이에 꽂아서 말린 감’을 뜻하며 ‘곶다’에서 온 말입니다.
된소리로 ‘꽂감’이라 하는 것도 ‘꽂다’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볕에 두어 말린 곶감을 백시 또는 건시라고 합니다.
백시는 몸을 따뜻하게 보강하고, 장과 위를 두텁게 하며, 비위를 튼튼하게 해 얼굴의 주근깨를 없애며 목소리를 곱게 한다고 합니다.
집집마다 골목마다 연주황 속살을 드러낸 감이 주렁주렁 곶감이 덕장 가득 달려있습니다.
살점이 붙은 씨를 혀끝으로 살살 굴리면서 쫄깃쫄깃한 과육을 빨아먹는 그 짜릿한 맛은 홍시 먹기에 익숙한 사람만이 압니다.
쫄깃한 식감과 쫀득한 맛을 자랑하는 곶감. 혀끝을 대면 솜사탕처럼 사르르 녹습니다. 이슬처럼 사라지고 마는 감미로운 맛.
처마엔 어김없이 붉은 곶감이 달려있습니다.
햇살 한 줌 탐이 나서 하늘에 손뻗어 움쥐었습니다.
시나브로 손 안에 든 햇살에 맑은 가락이 흐릅니다.
잎을 떨어뜨린 감나무 아래서 쳐다보면 비로소 전주 한옥마을에서 당신의 하늘이 열립니다.
오늘 햇살 한 줌, 바람 한 점이 하늘담은 삶터에서 하늘닮은 당신을 하늘거리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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