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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사람

소재호시인 일곱번째 시집 '악성(樂聖) 은행나무' 발간

'악성(樂聖) 은행나무(지은이 소재호, 출간 인간과 문학사)'는 일곱 번째 시집으로 근원적 생명 의식 지향과 원숙한 시 정신이 도드라진 작품집이다. 전북 문단에서 중후한 위상을 누리는 소시인은 70대를 넘으며 오히려 창작활동이 왕성해졌다는 평을 듣고 있다. 꾸준히 예술계의 중심에서 활약하면서 한국예총전북연합회의 회장직에 오른 그는 자기 전문 분야에서도 정진한다는 평가가 따른다. 시집 서문에서 ‘저무는 가을은 아름답다’고 한 자기 소회처럼, 인생의 변곡점을 지나면서 더욱 아름답게 삶을 경영하고 있다는 생각에 다름 아니다.
시‘악성 은행나무’에서 “가을도 익고 신의 뜻도 익어 [인간도 익고] 노란 은행잎/천지가 온통 한 음률로 번졌다”의 시구에서 읽히는 바, 시적 자아는 벌써 신(우주)과 은밀히 통래하며 합일의 경지에 나아가고 있다. ‘가을’이란 어휘는 인생으로 말하자면 하향 곡선의 중간 어름, 주제가 또렷해지는, 자기 성찰의 계절이기도 하다. 가을도 익고 신의 뜻도 익는다는 말은 인간도 익어 심오한 우주관에 관통한다는 뜻도 내포되리라. 익는다는 말 또한 자아와 우주에 합일하는(한 음률로 번지는) 원숙한 경지에 도달함을 일컬을 터이다. 시인이 구사하는 시어들 속에는 꽃, 별, 어둠, 강, 기적, 사랑, 눈, 달, 나무 등 신비를 품어 운행하는 모든 소재들이 근원적 생명력으로 함께 영활(靈活)하고 있다. 시 속에는 기적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꽃이 오는 기적‘ ’눈이 오는 기적‘ ’강이 가만히 몸 눕혀 흐르는 기적’ ‘달이 떠오르는 기적’ 등등, 결국 기적으로 인식되는 만 가지 사상(事象)은 시적 통찰자에게 “경이로움‘ 그 자체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