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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의 행복산책

[이종근의 행복산책2] 별일 없이 사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다

별일 없이 사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다

‘그냥’이라는 낱말이 있다. 사전에서는 ‘그냥’을 ‘어떠한 작용을 가하지 않고 그 모양대로’, 또는 ‘어떠한 의미도 없이’라고 적고 있다. 이 ‘그냥’이 갖는 의미는 자연스러우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갖게 한다.

그냥 생각나고,
그냥 보고 싶고,
그냥 뭘 할까 하고 궁금해 할 것이다. 가족이, 또는 친구나 지인이 그냥 좋고, 고맙게 여겨진다면 세상을 참 잘사는 것이다.
그냥 보고 싶고 기다려지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사는게 힘드냐고 니체가 물었다` 라는 책에서 나온 구절 한마디가 뼈저리게 공감된다. 아마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 말에 공감할 것이다.

“Life swings like a pendulum backward and forward between pain and boredom.”
인생은 욕망과 권태 사이를 오가는 시계추와 같다.

니체는 자신의 삶의 앞에 놓여진 고난과 싸우면서 힘이 증대되는 것이 행복이라고 말한다.

안락함에 젖어 작은 것에도 불평불만을 하며 편한 것만을 추구하는 말세인이 아닌, 삶 앞에 놓인 고난과 시련 앞에서도 끝까지 싸워나가는 초인. 그렇다면 노인과 바다의 산티아고 할아버지 같은 그런 사람이야 말로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요즘엔 나라걱정 않고 건강하게 별일 없이 사는 게 행복이란 생각이 많이 든다.

우리는 참 별일 많은 세상에 사는 것 같다.

멀리는 나라 간 물리적 싸움이 아니라, 경제 전쟁이 일어나는 것도 아주 큰 별일이다. 가까이는 큰 지병이 없던 분이 다음날 갑자기 세상과 이별했다는 황당한 소식도 들린다.
어릴 때는 매일 익사이팅 한 일이 일어나기를 바랬다.

지금은 별일 없는 것이 행복이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별일 없이 아침을 맞이하는 것도, 별일 없다는 부모님의 소식도, 친구의 소식도 행복한 소식이다.

하루하루 별일 없이 무덤덤하게 사는 게 지겨울 순 있 겠지만, 어쩌면 그것이 지극히 현실적인 행복의 모습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픔을 겪은 이들이 그토록 꿈꾸는 별일 없는 평범한 일상.

하지만 이제 이룰 수 없는 공허함이 돼 버린 별일 없이 사는 것.

국가와 지자체와 우리 사회가 가장 먼저 지켜야 할 사명은 국민의 평범한 일상을 지키는 것이 아닌가.

코로나시대에 당신의 하루도 별일이 없기를 바라겠다.

'나는 별일 없이 산다. 뭐 별다른 걱정 없다. 나는 별일 없이 산다. 이렇다 할 고민 없다, 나는 사는 게 재밌다. 하루하루 즐거웁다. 나는 사는 게 재밌다. 매일매일 신난다. 나는 별일 없이 산다. 나는 사는 게 재밌다. 매일매일 하루하루 아주 그냥(장기하와 얼굴들 '별일 없이 산다' 중)

이라고 노래한다. 그들은 별일 없이 사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를 역설한다.

장기하와 얼굴들이 왜 '별일 없이 사는 게' 깜짝 놀랄 일이고 재미난 일이라고 노래한 지 그들의 마음에 가까워지는 하루다.

​"행복이 뭐, 별거예요? 좋아하는 일 하며 사는 게 행복이지"

당신의 하루도 별일이 없기를 바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