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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사람들

전주한옥마을 문화공간 ‘향교길68’오픈 기념 이기홍 개인전



이기홍화백의 대숲 개인전이 2일부터 28일까지 전주한옥마을 문화공간 ‘향교길68’에서 열린다.
이 자리는 새롭게 문을 여는 문화공간 ‘향교길68’이 개관을 기념해 준비한 전시로, 작가으; 작품 가운데 대숲 연작과 대작 등 20여점을 선보인다.
이 전시는 붉은 대숲과 하얗게 눈에 덮인 밤이 대숲, 그리고 병풍형으로 준비된 10폭의 연작 등이 전시 공간을 가득 채운다. 통나무에 대숲을 그린 소품도 마련했다.
이화백은 대나무와 옥수수의 화가로도 불린다. 바람에 일렁이는 대숲과 석양에 홀로 나부끼는 마른 옥수수가 그를 상징한다. 바람 속에, 또는 석양 속에 외롭게 서 있지만 의연하다.그는 그림으로 줄곧 세상과 싸워왔다. 민중미술에 참여해 세상을 바로 잡는 일에 앞장섰다.
그의 작품 속에서 두드러지는 대숲과 옥수수는 이 땅의 민초들의 삶을 대변하고 있다. 작품 속에 일관되게 등장하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는 소재, 바람은 곧 냉엄한 세상, 세파일 터이다. 그는 예술의 ‘시대의식’을 강조한다. 현실을 외면한 예술은 예술이 아니라고 본다. 그래서 그의 작품 속에는 아픔과 고독이 있으면서도 바탕에서는 따뜻함과 애틋함이 느껴진다.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존중과 애정을 담고 있다.
그는 최근 작품 소재를 만경강과 동진강으로 확대하고 있다. 자연을 소재로 한 그의 작품들은 대서사시를 떠올리게 한다. 가을 들녘의 모악산에서 보여준 것처럼 장엄하고 화려하고 깊다. 그 울림을 강에서도 찾고 있다. 그는 ‘리얼리티’를 추구한다. 사실화처럼 세밀하다. 그는 댓잎 하나하나를 수묵화처럼 친다. 일일이 붓을 줘 살려낸다. 하나하나 살아나는 댓잎은 꿈틀거리고, 그의 대숲 그림 속에서는 바람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이화백은 전주 출신으로 전주대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현재 전북민미협 회장으로 전북 민중미술의 맥을 이어오고 있다. 이화백은 “내 작품의 소재는 자연입니다. 대나무와 옥수수, 그리고 작은 들풀 속에 세상을 담고 싶습니다. 그 작고 흔한 것들, 우리가 늘상 보아왔던 것들에 새로운 의미를 담는 것이 예술가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항상 주변에 관심을 갖고, 보다 나은 세상이 되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향교길68’은 그간 전통자수 조미진명장의 작업 공간인 ‘향목’을 활용한 것으로, 1층에 갤러리 등 복합문화공간, 2층은 사무실 및 휴게공간, 3층은 조명장의 전통자수 전시실 및 작업실로 운영된다./이종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