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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스토리

홍길동과 청려장

 

 

홍길동은 실존인물이다. 강도 홍길동이 의적으로 변한 것은 전적으로 지은이 허균의 공이다. 허균은 한 세기 전 떼도둑의 수괴로 이름을 날린 홍길동을 차용해, 요즘 말로 의적 홍길동이라는 팩션(faction)을 만들어 낸 것이다. 팩션이지만 홍길동전이 사회에 던진 함의는 여전히 묵직하다.

 

이 작품에 청려장 이야기가 나온다. 청려장(靑藜杖)은 명아주라는 풀로 만든 가볍고 단단한 지팡이로, 건강와 장수의 상징이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 따르면 청려장은 중풍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도 한다. 게다가 울퉁불퉁한 표면이 손바닥을 자극하면서 홍길동과 청려장

 

 

홍길동은 실존인물이다. 강도 홍길동이 의적으로 변한 것은 전적으로 지은이 허균의 공이다. 허균은 한 세기 전 떼도둑의 수괴로 이름을 날린 홍길동을 차용해, 요즘 말로 의적 홍길동이라는 팩션(faction)을 만들어 낸 것이다. 팩션이지만 홍길동전이 사회에 던진 함의는 여전히 묵직하다.

 

이 작품에 청려장 이야기가 나온다. 청려장(靑藜杖)은 명아주라는 풀로 만든 가볍고 단단한 지팡이로, 건강와 장수의 상징이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 따르면 청려장은 중풍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도 한다. 게다가 울퉁불퉁한 표면이 손바닥을 자극하면서 지압효과를 낼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통일신라 때부터 조선시대까지 70세가 되면 나라에서 만들어준다고 해서 국장(國杖), 80세가 되면 임금님이 내린다고 하여 조장(朝杖)으로 호칭해 하사했으며, 1993년부터 노인의 날을 기념해 100세 어르신에게 대통령 명의로 청려장을 증정하고 있다.

 

전북은 전국적으로 고령화가 가장 심각한 지자체 중의 한 곳이다. 급속한 고령화에 맞춰 지역특성을 살린 정책마련 등 대안마련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이다. 2014년 도내 전체 인구는 총 1797,000명으로 그 중 65세 이상 인구수는 18.2%(324,000)를 차지, 전국의 12.7%와 비교시 노령인구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30년이 되면 29.9%, 204038.4%로 지금보다 20.9% 높아지게 되는 바, 2040년이 되면 도민 1.3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온다.

 

홍길동전은 율도국 왕이 되어 죽은 아버지를 추존(推尊)해 현덕왕에 봉하고 백 씨와 조 씨 두 부인을 왕비로, 모친을 대비로, 두 명의 장인을 부원군으로 봉하는 대목이 소개된다. 기존 권력자들과 하등 다를 바 없는 행태다. 더욱이 70세가 되자 청려장을 짚고 속발관을 쓰고 학창의를 입은백발노인과 함께 천상 세계로 가자 아들이 다시 왕위를 잇는다. 아들 대신 순()에게 임금 자리를 내 준 요()임금처럼, 홍수를 다스린 우()에게 다시 지존의 자리를 양보한 순임금처럼, 그렇게 결말을 내면 안 되는 것이었을까.

 

허균은 혁명을 꿈꾼 대가로 저자에서 목이 잘리는 참형에 처해졌다. 물론 그마저도 우리가 포용하고 읽어야 하며, 그것을 바탕으로 오늘 우리 시대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살펴야 하는 이유가 된다. 길동이 꿈꾼, 아니 허균이 꿈꾼 사람 대접받는 세상은 오늘에 과연 이루어졌는가. 지금까지 그랬던 것 처럼 독자들이 홍길동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그가 단지 새로운 세상을 꿈꾸 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청려장을 짚고 사는 어르신들에게 홍길동전이 던지는 파문은 어버이들에게는 오늘도 여전히 유효하리라./이종근(삽화 새전북신문 정윤성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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