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옥시인이 '우리 풀꽃
77(도서출판 북매니저)'을 펴냈다.
김춘수 시인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고 읊었고, 나태주 시인은 '풀꽃'을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고 노래했다. 우리와 함께 사는 존재에 대해 이름을 붙여 부를 때 비로소 그와 관계가 시작되고, 대상을 오래 가만히 볼수록 제대로 이해하게 된다. 그래서 시인이 시를 짓고 손수 그림으로 그렸다. 작가는 꽃을 구별하는 사람과 그냥 다니는 사람은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눈이 엄청나게 다르다고 했다.
'?사람을 떠나면 보인다 노루귀 솜나물 앵초 아기나리 민족도리 풀솜대랑 작고 보잘 것 없는 풀꽃들 끼리끼리 눈물나게 곱게 꽃피는 것들 비바람도 걸러 마시고 햇빛 자잘하게 나눠 먹으며 어깨 걸고 오순도순 살아가는 것들 지상에 총총히 별이 되는 것들 광대나물 큰개불알풀꽃 며느리배꼽 긴병꽃풀 물레나물이랑 어머니 젖무덤 같은 전라도 땅 몽실한 산자락에 죽을둥살둥 전심으로 꽃피는 것들, 사람이 보인다('풀꽃')'
이 시집은 시 말고도 풀꽃을 언어를 익혀 사유의 폭을 넓히기 위한 시인의 배려가 융숭하게 담겨 있다.
풀꽃과 마주 앉아서 도란도란 인간사를 이야기 하는 소녀와 같은 순수한 영혼도 읽힌다. 그러니까 전형적인 시인의 소양을 모두 갖추고 살아가는 시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시와 삶이 일치하는 경우의 시인이다는 평이 낯설지 않다.
더욱이 그 풀꽃들을 일일히 관찰해 손수 그려 풀꽃삽화를 첨부했다는 것이 의미 있고 가치있는 일이리라.
시집은 현호색, 복수초, 털별꽃아재비, 외대바람꽃, 사위질빵꽃, 구슬붕이 등 77편의 글과 풀꽃 그림을 실었다.
꽃 이름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우선 산행 속도를 늦춰야 한다. 풀꽃 가까이에 멈춰 서서 찬찬히 살펴보지 않으면 그 이름을 정확히 알 수 없다.
시인은 "이름을 아는 것이 대상과 관계를 맺는 첫걸음이라고 볼 때 관계의 시작은 멈춰서 보는 것이다. 꽃에 눈을 돌려 나무 알아가기에 나선 것처럼 무심히 지나쳐 온 다른 존재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차분히 들여다보는 여유를 지니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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