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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의 행복산책

고창공음 학원농장 유래

 

고창 학원농장이 100일간의 꽃잔치를 갖는다. 2019년 7월 22일부터 해바라기 시작으로 코스모스, 메밀꽃, 백일홍 등 일제히 개화 시기를 7개 구역별로 개화 시기를 달리하는 꽃밭이 조성돼 있다.

현재 여름꽃 해바라기가 만개해 노란색 물결을 이루고 있다. 10월말까지 100일간 이어지는 고창 학원농장 꽃동산은 다양한 꽃들이 20만평의 구릉지에서 피고 지고를 반복한다. 학원농장은 여름철 인기 피서지인 구시포·동호해수욕장, 상하농원, 선운산 등과 인접해 있어 가족, 연인들의 나들이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왜 고창청보리밭을 ‘학원(鶴苑)’농장이라고 하나. 학원농장은 국무총리를 지낸 바 있는 진의종씨가 부인 이학여사와 함께 10여 만평의 야산을 개발해 조성한 농장이다. 이 지역의 옛 이름인 황새골과 이학여사의 이름에서 따온 '학'자에 넓은 들을 뜻하는 한자 '원'자를 합쳐 넓은 '학의 뜰'이라는 뜻으로 '학원농장'이라 명명했다고 전해진다. 본래 두루미가 많이 날아들던 곳으로 황새골이라 불렸으며, '학원(鶴苑)'이란 이름은 '학이 많다', '학이 노니는 들판'이란 뜻이다.

진영호 학원농장 대표는 모친의 권유로 농대를 졸업하고 농장을 시작했지만 경험 부족으로 실패했다. 그 후 대기업에서 이사직까지 올랐지만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1992년 귀농해 보리밭을 일궜고, 이태 뒤에는 관광농원으로 지정받았다. 모두가 보리농사를 포기할 때 새로 시작했으니 모친과 닮은 꼴이다.

전 국무총리 진의종과 부인 이학이 1960년대 초반 고창군의 광활한 미개발 야산 약 33만여 ㎡를 개간해 학원농장으로 조성했다. 1960년대에는 뽕나무를 식재해 잠업을, 1970년대에는 목초를 재배하여 한우 비육 사업을, 1980년대에는 보리, 수박, 땅콩 등을 재배하며 땅을 일구었다. 1992년 초 설립자의 장남 진영호가 귀농해 정착하면서 보리와 콩을 대량으로 재배하고, 장미와 카네이션 등 화훼 농업을 병행하면서 관광 농업을 시작했다. 2000년대에 들어 늘어나는 관광객들의 경관 관광 욕구에 부응하기 위하여 보리 농사를 계속하면서 콩은 메밀로 작물 전환을 했다. 보리와 메밀이 번갈아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농장 풍경을 인정받아 2004년도 말에는 전국 최초로 학원농장 주변이 경관농업특구로 지정됐다.

경관농업특구에서 경관 농업을 수행하는 데는 각종 혜택과 지원이 따르지만 경관을 해치는 행위는 상당히 까다로운 규제를 받게 된다. 올해 벼농사를 포기하겠다고 나선 농가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김제평야는 전국 최대를 기록했다. 콩값보다 못한 쌀값을 문제 삼았다. 대체 품목별론 벼 대신 콩을 심겠다는 농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올 가을 전북 들녘은 누런 벼대신 푸른 콩밭이 펼쳐지게 생겼다. 이를 두고 상전벽해(桑田碧海)라 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