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국 병원들은 피가 부족해서 비상이다.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에 헌혈하는 사람이 급감한 데다가 헌혈에 적극적이던 학생들마저 온라인 개학으로 집에서 안 나오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급하게 수혈이 필요한 환자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혈액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통상 설 연휴와 겨울방학이 있는 1~2월은 헌혈이 줄어드는데,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영향까지 겹치면서 사정이 훨씬 더 나빠졌다고 한다. 혈액 공급이 부족하면 수혈이 필요한 수술과 치료에서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혈액 공급이 감소하는 것은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개인 헌혈이 줄어들고 직장이나 군부대 등의 단체 헌혈이 잇따라 취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전북의 혈액 보유량이 3일분 미만으로 떨어졌다. 혈액 수급의 3분의 1 가량을 차지하는 학생들의 등교 연기 사태가 직접적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런 사태는 최근 코로나 유행으로 연기됐던 각 병원들의 수술이 재개되면서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혈액 부족으로 수술이 미뤄지는 일도 다반사다. 병원에서는 고육지책으로 ‘지정헌혈’ 빈도를 늘리고 있다. 수혈을 받을 대상을 지정해 헌혈하는 지정헌혈을 요청하는 문자를 환자의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발송하는 것이다.
대한적십자사 전북혈액원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혈액 보유량은 566유닛이다. 1유닛은 1팩이란 의미로, 이 정도 혈액이면 2.9일을 버틸 수 있는 양이다. 혈액형별 보유량은 0형과 A형 2.9일, B형 3.0일, AB형 3.2일분이다. 혈액원은 혈액 수급 상황이 예사롭지 않게 돌아가자 수급위기를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했다.
지난달 전국에서 헌혈한 사람은 19만여 명. 1년 전에 비해 3만 명 넘게 줄었다. 이 달 헌혈자는 훨씬 더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30대 이상 직장인들의 헌혈을 유도하기 위해, 헌혈하는 날 휴가를 쓰도록 하는, 이른바 '헌혈 공가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급한대로 일부 단체와 기업들이 헌혈 챌린지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코로나 장기화에 대비한 보다 적극적인 헌혈 유도책이 시급해 보인다. 헌혈은 수혈이 필요한 환자들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일이다. 안정적 혈액 수급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 코로나19 피해 지역에 대한 자원봉사와 성금 모금 등에서 나타나고 있는 시민의식이 헌혈에서도 발휘되기를 바란다.
이제는 국민 생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안정적인 혈액수급을 위해 혈액을 관리하는 범정부기관이 필요하는 등 적극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이종근의 행복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창공음 학원농장 유래 (0) | 2020.05.21 |
---|---|
전북 등 지역 디지털문화대전을 구축하라 (0) | 2020.05.19 |
모내기와 새참 (0) | 2020.05.12 |
능참봉 (0) | 2020.04.22 |
자이열재 (0) | 2020.04.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