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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통)꽃담

경복궁십장생굴뚝 숨은그림찾기




어둡고 칙칙하여 음산하기 십상인 굴뚝이 무지개를 만드는 프리즘됐다.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예술품 속 액자를 잉태하고야 말았다. 육각형으로 벽돌을 쌓아 올리고 지붕에 기와를 얹었으며, 벽면마다 섬섬옥수로 빚은 그림 잔치도 우리 모두를 위한 희망의 몸짓. 만사형통을 비는 지극 정성, 굴뚝같은 마음.

조상들의 세심함이 단연 압권이다. 기능은 굴뚝에 불과하지만 그 형태와 위치가 정원과 한껏 어우러지는 만큼 물아일치의 경지 따로 없다. 꿈속에서도 절의, 부귀, 장수, 벽사를 바라마지 않을 따름이다. 별자리로만 날으는 새떼도 하늘가 구만리 어두움 너머 아득한 영생의 길을 터주네.

굴뚝의 제일 아랫 부분은 벽사상으로 불가사리를 부조한 벽돌을 끼웠고, 그 위의 회벽에  십장생, 사군자 또는 만자문을 조각한 솜씨는 조화요, 도깨비 장난이다. 윗부분은 당초문으로 마무리했으니 금상첨화. 각 면마다 어쩜 저리도 생동감 있게 각을 다 잡았을까. 석양빛을 받으면 못내 숨죽였던 붉은 황토색 물결 일제히 토해낸다.


영험함을 얻어 나 여기 봉황을 불러앉혔나. 용상 뒤켠 일월오악병풍은 백성들이 불러     주는 만수무강의 촛불. 조대비님! 문안인사 기꺼이 여쭈오니, 천지신명께 바치는 저의 비나리 어떠합니까. 향기를 내뿜는 꽃은 길어야 십일을 넘기지 못해 ‘화무십일홍’이라지만 십장생 굴뚝과 함께 라면 '송수 만년(松壽千年) 학수 천년(鶴壽萬年)‘

이 함초롬히 피어나고 있다. 나른한 햇살을 받은 담장 한켠에 꽃들이 흐드러진다. 궁궐의 담장에 꽃이 벌써 봉긋한 꽃망울을 터트리고, 또 어느 절집에 노란 햇살 비껴 들어 꽃들이 함초롬히 피어난다. 그윽한 향기 그대로 아름다운 꽃을 피워온 우리 꽃 문양이 천년만년 피어난다. 경복궁 자경전의 서쪽 담은 다름 아닌 주황색의 전으로 축조한 꽃담. 내벽에는 만수의 문자와 격자문, 육각문, 오얏꽃 등이 정교하게 장식되었고, 외벽에는 매화, 천도, 모란, 국화, 대나무, 나비, 연꽃 등을 색깔이 든 조형전으로 구워 배치했다. 조선 시대 꽃담의 높은 수준을 엿보게 하면서 그윽한 향기로 천년을 사는 꽃문양으로 치장해 영원불멸을 기약하고 있다.



경복궁 자경전 굴뚝 십장생 아닌 숨은 그림 찾기?


연꽃 포도 국화 원앙 백로 쌍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