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섬진강 도깨비살 지역(고달면~오곡면)은 곡성출신 마천목 장군(1358~1431)이 도깨비를 부려 하룻밤만에 섬진강에 어살(물고기를 가두어 잡는 장치)을 만들어 물고기를 잡아 부모에게 효도를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청장관전서’엔 임실 도깨비보 이야기가 전한다.
'임실현 오원(梧原) 땅에 도깨비 방죽이 있다. 세속에서 전하기를 마부원군(馬府院君)이 한미(寒微)할 때에 하루는 시냇가로 고기를 낚으러 갔다가 오색의 영롱한 괴이한 돌 하나를 주워가지고 돌아와서 보물로 간직했는데 밤중에 도깨비 수만 명이 와서 엎드려서 애걸하기를, “귀왕(鬼王)이 부(符)를 분실했는데 족하(足下)께서 그것을 얻으셨습니다. 원컨대 급히 돌려 주십시오” 했다. 그러자 마 부원군이, “부(符)란 어떤 물건이냐?” 하니, 도깨비가, “아까 얻으신 괴이한 돌이 그것입니다” 했다. 마 부원군이 더욱더 허락하지 않자, 도깨비가 “족하께서 만약 하시고자 하는 일이 있으면 삼가 명령하는 대로 화급히 서둘러 원하시는 대로 해드리겠습니”하므로, 마 부원군이, “너희들이 만약 하룻밤 사이에 돌로 오원의 큰 내를 석축해 놓으면 부(符)를 돌려줄 수 있다” 하니, 도깨비들이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하고 물러갔다. 다음날 아침 그 냇가에 가보니 많은 돌로 석축해 놓았는데 먹줄로 긋고 자른 듯이 정확했다. 그날 밤에 여러 귀신들이 다 모여 왔으므로 마 부원군이 드디어 석부(石符)를 돌려주고 또 도깨비들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해 콩 한 말을 볶아서 각각 콩 한 개씩을 나누어 먹였는데, 맨 나중에 콩 하나가 부족해 한 도깨비가 홀로 얻어 먹지 못하고 기분 나쁜 표정으로 갔다. 그래서 그 도깨비가 훼방을 놓아 석축 중간의 돌 두 자 가량을 빼버렸으므로 마부원군이 돌을 모아 그곳을 때웠는데, 해마다 장마가 져도 지금까지 4백 년에 이르도록 방죽이 무너지지 않고 새로 쌓은 것과 같다. 다만 사람이 때운 곳만은 때우면 무너지곤 한다. 대체로 이 방죽은 임실과 남원에 크게 이로운 것으로 관개(灌漑)할 수 있는 농토가 수천 경(頃)이나 된다.'
섬진강을 따라 도깨비설화가 몇 개 있다. 그중에서도 마천목과 관련된 곳이 두 군데이고, 그 중 한 곳이 임실 오원천이다. 관촌면내 회봉리, 방현리, 관촌면소재지, 병암리를 따라 흐르고 있는 섬진강 지류를 오원천이라고 한다. 관촌면 방수리 일대 장재무림(長堤茂林)은 이 지역에 전하고 있는 황장군 부부설화와 함께 오원천 일대에 보를 막고 나무를 심어 농경지를 조성한 만큼 이 설화와 가장 잘 맞는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방수리에서 회봉리쪽으로 올라가면 구암마을이 있는 바, 매년 당산나무에 도깨비 제사를 올렸다고 한다. 따라서 이 도깨비가 그 도깨비인지 모를 일이다. 오원천에 벛꽃이 흩날리고 떠내려 간다./이종근,삽화 정윤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