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2월 용담면 소재지에 15대 국회의원 선거 현수막이 나부낍니다. 오른쪽으로 용담슈퍼가 보인 가운데 기호 2번 국민회의 정세균, 기호 1번 신한국당 정장현 등의 이름이 나옵니다.
정세균 국회의원은 1996년 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진안·무주·장수선거구에 첫 출마해 당선됐습니다. 그는 1995년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였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정계 입문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정계에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그는 이듬해 4월 진안·무주·장수에서 상대 후보 정장현(신한국당 후보)을 40% 이상 격차를 벌리며 제15대 국회의원으로 첫 금배지를 달았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야당의 원내 부총무와 총재 특보, 원내 수석 부총무 등을 역임하면서 정계에 연착륙했습니다. 이후 진안·무주·장수, 이른바 '무진장'에서 16·17·18대 국회의원으로 내리 당선, 4선에 성공했고, 19대 때 서울 종로구로 지역구를 옮겼습니다.
그는 1950년 9월 장수군 장계면에서 4남3녀 중 둘째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면의원을 지냈다고 합니다. 젖먹이 때 진안군 동향면으로 옮겨 능길초등학교와 주천고등공민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는 고등학교를 세 군데 다녔다고 합니다. 무주 안성고를 6개월도 채 못다니고 전주공고로 진학했지만 인문계를 가고 싶어 무턱대고 신흥고 교장을 찾아갔습니다. 다짜고짜 "공고에서 1등을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는데 신흥고를 다니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는 국회의장에 취임하고 2016년 7월 7일 첫 전북 방문을 했습니다. “300명 의원 중 가장 일 잘하는 의원 소리 듣겠습니다" 이날 오전 진안군 선영을 찾아 묘소를 참배했습니다. 이후 진안군청에서 군민들과 만나 대화를 나눴습니다. 오후에는 지역 방송의 프로그램에 출연한 후 모교인 신흥고 동문회에 참석했습니다.
그는 신흥고 100년 역사에 최초로 국회의원이 됐고, 총동문회장으로, 국회의장으로 그 빚을 갚았습니다. 이때 전북에서는 장영달, 정동영, 채영석, 강현욱, 최재승, 이협, 윤철상, 조찬형, 장성원, 김태식, 정세균, 박정훈, 정균환, 김진배 등이 국회의원에 당선됐습니다.
내년에 치러지는 21대 총선이 선거제도 개편이 정치권의 핵으로 부상하는 모양새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게임의 룰'인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돼 국회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으나 각 당은 물론 개별 의원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해 진통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광주·전북·전남·제주의 경우, 지역구 의석수가 현재 31석에서 25석으로 6석(19.4%) 줄어 감소폭이 가장 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호남에 지역구가 많은 평화당과 대안정치에선 개정안 수정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여야가 막판에 지역구 의석은 그대로 두고 비례대표 의석을 늘리는 방향으로 합의하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옵니다. 의원 정수 확대에 국민 여론이 부정적인 만큼 지역구를 조금만 줄이고 비례대표도 조금만 늘리는 방안 역시 거론됩니다. 2020년이 오면, 어느 누구의 이름이 진안 관내 현수막에 나부낄까요.<글=이종근 기자, 사진=이철수 용담호사진문화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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