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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용담

[36] 정천면 두곡마을


 

일락서산(日落西山) 황혼 시에 춘향 문전 당도하니, 행랑은 무너지고 몸채는 꾀를 벗었는데 예 보던 벽오동은 수풀 속에 우뚝 서서 바람을 못 이기어 추레하게 서 있거늘, 단장 밑에 백두루미는 함부로 다니다가 개한테 물렸는지 깃도 빠지고 다리를 징금 끼룩 뚜루룩 울음 울고, 빗장 전() 누렁개는 기운 없이 졸다가 구면(舊面) 객을 몰라보고 꽝꽝 짖고 내달으니

'춘향전 가운데 중문을 바라보니 내 손으로 쓴 글자가 '충성 충)' 자 완연터니 '가운데 중()'자는 어디 가고 '마음 심()' 자만 남아있고.

마음이 도대체 뭘까요.

"저는 마음이란 산란해지기 위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산란해지지 않는 마음은 이미 마음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마음 심이라는 글자를 좋아하는데 특히 그 글자의 생긴 모양이 시선을 모읍니다. ()이나 군()같은 글자는 획들이 모두 확실하게 붙어 있지만 심()은 각각 떨어져 있습니다. 즉 처음부터 산만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을 산란하게 하지말라는 것은 마음을 갖지말라는 뜻이며, 깜짝 놀라고, 두근거리고, 용기없이 우물쭈물하는 등의 인간적인 감정을 갖지 말라는 뜻입니다"

일본 동화작가 고미타로의 어른들은 문제야라는 책에 나오는 글귀입니다.

사진은 1997년 정천면 두곡마을에서 이별의 모습입니다. 오로지 마음 심()한 글자만 보입니다.

정천면 두곡은 조선시대에 용담군 일남면으로 있을때 일남면 사무소가 자리잡고 있었던 마을입니다. 이 마을은 지금으로부터 약 300여년전에 유()씨와 신()씨가 정착하게 되면서부터 마을이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왕()씨와 유()씨가 많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이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산줄기가 마치 용의 모양과 같은 형국으로 이 마을이 바로 그 용의 머리 용두(龍頭)에 자리잡고 있다고 해서 마을 명칭을 처음에 머리실이라 부르다가 후에 머리 두()자를 붙여 두곡이라 개칭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 울어라 찬바람에 문풍지야 임은 가고 없는 방에 등잔불은 깨어 있고 나 혼자 쓰러져서 어이해 우느냐 천금같은 내 청춘에 이별이 서러워서 이별이 서러워 (간주중) ~ 젖어라 비바람에 문풍지야 기나긴 밤 독수공방 뜬눈으로 새울 때 눈물은 베갯머리 어이해 젖느냐 천금같은 내 사랑에 뜬 정을 못 잊어서 뜬 정을 못 잊어

오늘은 황금심의 이별이 서러워 란 노래를 부르고 싶습니다. <=이종근 기자, 사진=이철수 용담호사진문화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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