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미 꽃문

  집의 품격은 기둥과 들보, 문과 창, 마루 등에서 그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의 인품을 살펴볼 수 있게 합니다. 이 가운데 아기자기한 맛을 풍기며 집의 품격을 가늠하게 하는 것이 창살입니다. 사대부 가옥의 불발기에서 보는 둥글거나 또는 팔각형 모양으로 짜놓은 창살무늬는 단아한 선비의 멋을 흠뻑 느끼게 하는데 안성맞춤입니다.
   한국 불교예술의 정수라고 표현되는 사찰의 꽃살문은 세계 어느 나라 건축물에서도 좀처럼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특유의 예술성이 깃든 조각품이며, 특정 종교의 예술로서의 가치를 넘어 우리 민족의 뛰어난 문화유산입니다.

   극락의 문, 우리의 꽃살문은 아름다움과 장엄의 극치를 이루고 있어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옵니다.

   꽃살문은 격자살문과 빗살문, 솟을살문 등 전통 사찰의 출입문에 새겨진 다양한 무늬를 말합니다. 꽃살문은 주로 교살문, 격자문살의 교차된 부분에 꽃무늬를 붙여 아름다움을 더해줍니다.

   사찰 문에 피어난 꽃살문紋은 그 경전 가운데서 가장 작고 나지막하게 속삭이는 법法일터입니다.
   법당 안과 밖을 이어주는 문을 소복하게 덮은 그 꽃들은 무심하게 드나드는 모든 중생들을 염화미소로 맞고 보냅니다.

   오늘, 꽃 가운데 영원히 시들지 않는 한국의 꽃문(꽃살문)을 통해 꽃보다 아름다운 당신의 희망가를 두 손 모아 간절히 응원하고자 합니다.

 -  한국의 미 꽃문(2018년 발간) 저자 이종근

목차

1. 부안 내소사 한국의 꽃무늬 문살, 영혼이 숨쉬다·11
2. 논산 쌍계사 대웅전 문짝에 핀 만행과 진리의 꽃·27
3. 당신의 희망 비나리, 예천 용문사 윤장대에게 물어봐·41
4. 김제 청운사 백련의 향기 따라 꽃살문의 매혹 따라·57
5. 전주 남고사의 종소리는 없지만 꽃멀미 앓네·69
6. 관촉사, 은진미륵 전설 안고 윤장대로 꽃마중 가세·85
7. 경주 기림사, 대적광전에 꽃이 함초롬하게 피었다·97
8. 대구 동화사에서 오동나무와 꽃 향기를 맡다·113
9. 정갈한 청도 운문사, 처진 소나무 힘내라·125
10. 담장의 날살창, 더 큰 세상으로 이끄는 경주 독락당·135

11. 속초 신흥사 반야용선 깨우침의 꽃문·149
12. 피안화彼岸花의 붉은 물결 일렁이는 영광 불갑사·163
13. 김제 금산사, 물이 금을 낳고 꽃을 피운 지상낙원·173
14. 통도사의 자장매와 꽃살문·191
15. 전주 한옥마을 장현식가옥의 ‘광光’창, 광복을 노래하다·207
16. 당신에게 꽃다발 드리는 강화 정수사 대웅보전·225
17. 250여 년 전에 만들어진 상주 남장사 극락보전의 꽃살문·237
18. 순천 선암사의 토끼, 달을 노래하네·251
19. 춘천 청평사, 하늘 향해 솟은 소나무 풍경소리 맞춰 반기네·269
20. 또 다른 꽃문, 경복궁 아미산의 굴뚝·283
21. 지상 최대의 꽃밭, 경복궁 자경전 십장생 굴뚝·295
22. 상서로움의 상징, 대구 부인사의 코끼리·315
23. 나주 금성산의 ‘빛나는 별’ 다보사·327
24.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당진 영탑사의 통판투조꽃살문·339
25. 고창 문수사의 꽃살문, ‘지혜의 샘’이 깃든다·359
26. 전주향교 대성전의 솟을민꽃살문과 선비 이야기·3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