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꽃살문을 국내 최초로 조명한 책자가 발간됐다. 새전북신문 이종근기자가 23번째 저서로 펴낸 ‘한국의 미, 꽃문(신아출판사)’이 바로 그 책으로 방일영문화재단 언론인 저술 지원 대상을 받았다.
시간이 갈수록 원형을 잃어가는 한국의 꽃살문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20여 년의 답사를 거쳐 선보이게 됐다. 꽃살문은 세계 어느 나라 건축물에서도 좀처럼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특유의 예술성이 깃든 조각품이며, 특정 종교의 예술로서의 가치를 넘어 우리 민족의 뛰어난 문화유산이다.
법당의 문은 중생이 이승의 티끌을 털고 부처의 극락 세계로 들어가는 경계이기에, 불교에서 최상의 장엄을 표현하는 ‘꽃’으로 장식돼 있다. 특히 꽃살문은 격자살문과 빗살문, 솟을살문 등 전통 사찰의 출입문에 새겨진 다양한 무늬를 말한다.
꽃살문은 주로 교살문, 격자문살의 교차된 부분에 꽃무늬를 붙여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나무결이 그대로 드러나 담백한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꽃무늬 문살(꽃살). 꽃으로 장식한 문창살을 이같이 부르며, 꽃살이 있는 문을 ‘꽃살문’이 되고.
경주 불국사, 양양 낙산사, 오대산 월정사, 김천 직지사, 문경 대승사, 봉화 각화사, 남원 실상사 약사전 등 각종 사찰은 물론 궁궐, 그리고 청도 운강고택 등 양반가의 다양한 문양을 엿볼 수 있다. 예산 추사 김정희 고택, 전주 학인당, 정읍 영모재, 김명관고택 등은 쉽게 만날 수 없는 만큼 담아냈다. 역시 호남지방은 예나 지금이나 예향이다. 이 책에 소개된 면면을 바라보면 그렇다. 그윽한 향기 그대로 아름다운 꽃을 피워온 우리 꽃 문양이 천년만년 피어난다. 일례로, 성혈사 나한전은 문살 전체를 연잎과 연꽃으로 가득 채우면서, 그 여백에 선승, 동자, 용, 물고기, 물새, 게 등 다양한 소재들을 사실적으로 조각해 놓았다. 민화에서 느낄 수 있는 순박함과 정겨움이 묻어납니다.
해남 대흥사 천불전은 파란색 꽃으로 육각형을 만들고 그 가운데에 형태가 다른 꽃을 표현했다. 수백년 세월의 풍파 속에 아름답고 화려한 채색은 세월에 씻겨 오간 데 없고, 나뭇결 그대로의 속살을 부끄러운 듯 드러내면서 극락 정토로 향해 가는 통로가 됨을 도란도란 얘기합니다.
우리네 꽃살문은 건물에 새겨진 수 많은 의미와 상징들을 나름대로 섬세하게 담아내 일상 속에서 흔히 볼 수 있었지만, 미처 몰랐던 우리 문화의 결을 생생하게 느끼게 해준다. 아늑함을 주면서 무한 경계의 환경 예술로, 이 속에는 삶의 쉼표와 함께 정한과 열정 그리고 무욕무문의 기도가 숨쉬고 있다. 그윽한 향기 그대로 아름다운 꽃을 피워온 우리네 꽃살문은 바람에 떨어지지 않아 천년만년 피어난다.
‘무시무종(無始無終)’,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꽃살문은 화려하되 야하지 않고 은근한 멋을 풍기는 삶의 꽃밭으로 슬며시 다가온다. 오늘도 ‘슬퍼하되 비탄에 빠지지는 말고, 즐거워도 정도를 넘으면 안된다’는 말을 반추하듯 영원히 시들 줄을 모르며 방실방실 사람들을 맞고 있다. 한국의 꽃살문은 오늘도 꽃 가운데 영원히 시들지 않는 한국의 꽃문(꽃살문)을 통해 꽃보다 아름다운 당신의 희망가를 두 손모아 간절히 응원하고 있다.
이번 책자는 지난해에 발간한 ‘한국의 미 꽃문’에 이은 꽃살문 완결편이다. 작가는 현재 2030 전주 문화비전 수립 자문위원, 전주 문화특별시 시민연구모임 멤버로, 한국서예교류협회 홍보 및 기획 이사, 새전북신문 문화교육부 부국장으로 일하고 있다./공현철기자
'BOOK새통'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의 꽃살문 발간(전북일보) (0) | 2019.07.04 |
---|---|
한국의 미 꽃문 (0) | 2019.07.03 |
이종근의 한국의 꽃살문 발간, 6월 (0) | 2019.06.24 |
전주한옥마을다시보기2,7월발간 예정 (0) | 2019.06.23 |
이종근발간책자 (0) | 2019.06.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