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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의 행복산책

정읍 산내 꽃밭에서 노닐다

  구름 한 점 없는 10월의 높고 푸른 하늘은 어디론가 떠나고픈 설렘을 준다.

정읍 옥정호반에 자리한 옥정호구절초테마공원은 멀리서도 구절초 군락지라는 것을 알 수 있을 만큼 진한 향기로 넘쳐난다.

자동차를 타고 지나면서도 하얀 봉우리가 눈에 보일 정도로 꽃밭이 넓다. 22규모를 자랑하는 옥정호구절초테마공원에서 9에 달하는 솔숲에 구절초가 피었다. 옥정호반의 작은 봉우리가 구절초 꽃동산으로 변신한 것이다. 꽃밭 사이에 산책로가 있어 꽃향기에 취해 쉬엄쉬엄 걷기도 좋다. 달빛 하얗게 내리는 새하얀 구절초 꽃을 보며 하얀 그리움 한송이 피워본다.

향긋한 구절초 차로 입가심을 한 후 정읍 산내면 들길로 들어서자니 가을이 알록알독 무르 익으면서 억새가 지천에 펼쳐졌다. 이에 질세라, 코스모스도 만발했다. 정읍시에서 꽃이 피는 시기를 조절해 심은 코스모스는 구절초와 더불어 장관을 이룬다. 코스모스가 파란 하늘 아래 하늘거리는 순간, 나도 모르게 가을의 정취를 더하고 있다.

가을 여행의 주인공은 단연 단풍이다. 하지만 가을의 정취를 온전히 느끼게 해주는 것은 억새와 갈대가 아닐까. 바람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을 하염없이 바라보노라면 가을이 왔음을 온몸으로 실감한다. 이들 꽃 위로 깃털처럼 가벼운 가을 햇살이 사뿐사뿐 내려앉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