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종근의 행복산책

매화는 아무리 힘이 들어도 결코 향기를 팔지 않습니다

매화는 아무리 힘이 들어도 결코 향기를 팔지 않습니다.(梅不賣香).

 

‘오동은 천년을 늙어도 가락을 품고 있고(桐千年老恒藏曲),

매화는 한평생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梅一生寒不賣香).

달은 천 번을 이즈러져도 그대로이고(月到千虧餘本質),

버들은 백 번을 꺾여도 새 가지가 올라온다(柳經百別又新枝)’

 

 조선 중기의 문신 상촌(象村) 신흠의 수필집 <야언(野言)>에 나오는 이 한시 가운데 '매화는 일생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는 부분은 특히 지식인들 사이에서 즐겨 암송이 되었습니다. 이 문장은 김구 선생님께서 돌아가시기 직전에 딸에게 써준 문장으로도 유명하지요.

조선시대의 선비는 인격완성을 위해 끊임없이 학문과 덕성을 키우고, 대의를 위해 목숨을 버릴 수 있는 정신을 가진으로 사람을 말합니다. 이는 우리 민족 고유의 사상인 풍류도와 화랑도정신이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살다보면, 상황에 밀리거나, 인정에 끌리거나 마음과 달리, 비굴해져야 할 때가 참으로 많이 있군요. 원칙이 흔들리고, 옳고 그름이 판단이 서지 않을 때, 옛날의 선비들은 이 말을 되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선비 정신은 의리 뿐 아니라 겸손과 배려를 말하기도 하는데요, 요즘 세상에서는 '태도'로 나타나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과 많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성공하기도, 실패를 하기도 하지요. 혹시 여러분께서는 '태도' 때문에 좋은 경험을 하였거나, 나쁜 경험을 하신 적이 있으세요?

겨울 혹한을 견디지 않고서야 어찌 매화의 향기가 코를 찌르리요. 매화의 향기는 혹독한 추위를 견디어 온 인내의 산물이지만 밤이 깊어 적막할 때 비로소 먼 곳에 서도 스며드는 은은한 향기를 갖고 있으니 ‘암향’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매화의 향기가 떠돎을 뜻하는 말이 암향부동(暗香浮動)입니다.

'이종근의 행복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변산바람꽃  (0) 2015.03.26
‘혼불’과 설 명절  (0) 2015.02.15
풀꽃  (0) 2014.12.24
건망증  (0) 2014.12.15
밥숟가락  (0) 2014.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