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인 듯 화창한 날에 운장산 고로쇠 축제를 찾았습니다. 새로운 정치문화를 고민하는 고준식형과 동행했습니다. 지역 현안과 새로운 정치 문화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축제 행사장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곧 있을 6.4 지방선거 입지자들의 얼굴이 많이 들어옵니다. 지방자치제가 많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시행 되어야 하는 이유는 민주주의를 결코 포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많은 비용을 들어가면서 민주주의를 학습하는 과정은 지방자치제만한 제도가 없기 때문입니다.
고로쇠 축제는 야만적인(?)축제일지도 모릅니다. 고로쇠 수액을 모아서 먹고 심지어 이를 축제에까지 활용하니 말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지역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소득을 가져다준다면 이는 조상이 후손에게 준 선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고로쇠 축제를 뒤로하고 돌아오는 길에 안정동(安靜洞)을 찾았습니다. 안정동은 1700년경 윤씨에 의해 처음 형성되었다고 전해집니다. 20여호 정도 되는 아담한 마을입니다. 안정동은 ‘복두봉(1,017m)’에서 뻗어 내린 줄기에서 ‘매막재’ 아래 줄기에 자리 잡았습니다. 안산은 ‘노적봉’입니다. 마을에서는 문필봉이라 부릅니다. 마을주변에 선인독서(仙人讀書)형의 명당이 있고 주변이 조용하다하여 안정동(安靜洞)이 유래했다고 합니다. 좁은 골짜기 사이로 구봉산을 감상할 수 있는 마을이 안정동이기도 합니다. 안정동과 구암 마을에는 재미있는 거북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본래 거북은 안정동과 구암 마을 중간지점에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거북이 음식물을 먹고 똥을 싸는 방향 마을이 부자가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안정동과 구암 마을 사람들이 서로 거북의 꼬리를 자기마을 방향으로 하려고 다투기도 했다고 합니다. 지금이야 이런 일이 없어졌지만 아련한 전설처럼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현재 거북은 구암 마을회관 앞에 있습니다.
안정동 마을숲은 마을 입구에 자리합니다. 안정동 마을 숲은 풍수적으로 수구막이 역할을 하는데 이는 허전하게 열려 있는 부위를 가로막음으로써 댐이 물을 담는 것과 같은 심리적 효과를 얻고자 하는 풍수적 의미의 구조물입니다. 안정동 마을 숲은 풍치림, 휴게림 역할도 함께 합니다. 그 규모는 3,000평에 이르는 대단히 큰 규모이며 현재 군 유림으로 되어있습니다. 본래 안정동 마을 숲은 소나무 숲이었다고 합니다. 과거 소나무 숲이었을 때를 상상하면 장관이었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지금도 소나무숲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소나무 숲은 참으로 의미 있는 일에 쓰여졌습니다. 지금은 폐교되어 쓸쓸하게 자리 잡고 있지만 운봉초등학교를 건립하면서 설립 분담금을 내기 위하여 벌목한 것이라 합니다. 참으로 마을의 안정을 위하여 조성된 수구막이 소나무 숲이 의미 있는 일에 쓰인 것입니다. 과거 학교 설립이 지역의 뜻있는 사람의 기부로 세워지지 않은 곳이 없는데, 소나무 숲이 그 역할을 한 것입니다. 벌목한 이후 작은 소나무들은 상수리나무 등과 성장하여 다시금 안정동을 아늑하게 만드는 숲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안정동 마을숲 수종은 무척 다양합니다. 침엽수 뿐 만 아니라 활엽수가 함께 합니다. 소나무, 상수리나무, 리기다소나무, 졸참나무 나무가 주종을 이룹니다. 거기에 개서어나무, 밤나무, 떡갈나무, 느티나무, 때죽나무, 벚나무, 팽나무 등 300여 그루의 다양한 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운봉초등학교를 설립할 때 분담금으로 단지 목재만을 제공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마을사람들은 자녀가 다닐 학교를 위하여 자기 일처럼 학교를 짓는데 성심성의껏 역할을 했을 것입니다. 학교가 완성되던 날 얼마나 기뻤겠습니까? 학교 기둥 역할을 했을 안정동의 소나무도 함께 흐뭇했을 거라 생각하면서 다가오는 지방선거에도 제 역할을 다할 인물이 나오길 기대해 봅니다. /이상훈 전주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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