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혁용 한국미술상 수상

 전북 완주군 구이면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조각가 엄혁용씨가 제6회 한국미술상 수상작가로 선정돼 7일부터 13일까지 서울 한국미술센터(서울 종로구 낙원동 프레이저스위츠 호텔 B1)에서 수상 기념전을 갖는다.
 한국 미술에 담긴 승화된 예술성을 널리 알리려는 뜻을 담아 국내, 외 전시기획에 주력해온 한국미술센터(관장 이일영)가 매년 한국미술의 지평을 열어가는 정예작가를 기준으로 작품 활동에 드러난 예술성과 한국미술의 발전에 대한 다양한 평가를 기준으로 해마다 작가를 선정, 시상해오고 있는 것.
 홍익대학교 미술대 겸임교수이자 한국미술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가 갖는 ‘천년의 노래 - 직지Ⅲ'는 16회 개인전의 장으로 기획,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단순히 예술성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성과 실용성의 조화로운 가능성을 엿보이게 하면서 '직지(直指), 새로운 천년의 꿈'을 꿈꾸고 있다.
 작가는 직지를 저술하였던 고려시대의 백운 경한선사가 그랬던 것처럼, 천년(千年)이라는 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직지’를 오늘의 생명력과 호흡으로 되살리고 승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작업에 다름 아니다.
 즉, 직지를 저술하였던 백운 경한선사와 직지의 소중한 의미를 발굴해낸 전주출신 고 박병선 박사, 그리고 이것을 새로운 미감의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고 있는 작가 엄혁용은 ‘직지’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새로운 만남을 시도, 영원한 생명을 노래한다.
 "2011년부터 시작된 나의 작업 ‘직지’는 천년을 넘게 한국인의 마음과 한국문화의 자긍심으로 각인돼 온 활자문화의 근본에 대한 경배이자 찬사다. 재불사학자 박병선박사(1923-2011)의 끈질긴 집념으로 자신의 땅으로 돌아온 ‘직지’는 나의 작업의 모티브이자 숙명이었다. 바로 이러한 ‘직지’에 대한 나의 작업은 이번에도 그 연장선상에서 직지의 근본과 숨결에 대한 마음을 담았다, 특히 ‘직지’의 근간이 되었던 자연, 그 가운데 나무에 대한 무한대의 사랑을 이번 작업에서도 이어내고 싶었다"
  작가의 작품을 이루는 재료는 기본적으로 나무이다. 이는 자연이라는 생성과 소멸의 구조를 생명이라는 신성함으로 추스른 의식에서 작가의 예술 세계가 시작된다. 나무가 가지는 생명의 유한적인 것과 무한적인 내용을 쪼고, 깍고, 다듬어내어 매만져 가는 시간으로 결합, 예술이라는 영원함으로 제시 하려는 분명한 의식을 담고 있기도.
 작품에서 나타나는 외형적인 주제는 책이다. 작가는 옛 서적이 만들어진 재료인 한지의 원형을 역사성으로 파악, 지속적인 시대의 비전으로 책이라는 지혜를 제시한다. 이는 옛 서적이 만들어진 재료의 한지에 대한 깊은 헤아림이 담긴 의미로 목판에서 금속활자로 발전해 온 시간적인 전환의 역사성을 중시함을 한눈에 보게 하고 있다.
 한국미술센터 이일영관장은 "  더욱 중요한 점은 작가의 작품에 나타나는 주제가 ‘직지’라는 최초의 금속활자본이라는 쉽게 파악되는 해석으로는 작가가 고뇌하는 깊은 감성의 예술성을 간과하기 싶다"며 "우리의 삶과 함께 널브러진 나무로 만들어진 너무나 일상적인 것들을 매만져온 숨결들이 시대의 눈이 되고 귀가 되어온 사실들을 중시한 작가의 전통과 현대를 넘나든 의식을 함께 이해할 수 있을 때 작가의 깊은 의식으로 끌어올린 감성과 만나게 된다"고 말했다.
  전라북도교육청 앞의 조형물을 만든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홍익대학교 대학원 조각과를 졸업,국민대학교 박사에서 문학박사(조형미술)을 취득, 전라북도 미술대전 심사위원,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온고을 전국미술대전 심사위원 등을 거쳐 대한민국 미술대전(특선), 제14회 중앙미술대전(대상, 종합대상), 코리아 아트 페스티발(특별상), 금평미술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개인전 16회, 초대전 53회, 단체전 86회 등을 거친 작가는 현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겸임교수, 한국기초 조형학회 부회장, 한국미술협회 이사, 한국 조각가협회, 홍익조각회, 한국현대조각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시는 14일부터 27까지 전북대학교 예술진흥관(전주시 완산구 풍남동 어진길 32)에서 릴레이 형태로 개최된다.이종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