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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의 행복산책

정보,다이어트 하세요.

 

 

‘날씬한 몸매, 쭉쭉빵빵, S라인, 몸짱……’ 여성들의 관심사이자 스트레스 중 하나는 ‘다이어트’입니다. 하지만 어떤 다이어트 방법이 나에게 맞을까 이런저런 다이어트를 끊임없이 시도하지만 정작 다이어트 성공은 남의 일같이 결코 쉽지만은 않습니다. 참다운 다이어트는 약물과 운동에 앞서 나를 바로 보았을 때, 또 아픔의 순간을 잘 이겨냈을 때 가능하지는 않을까요.

 

 지식 정보 뉴스가 쓰나미처럼 쇄도합니다. 당분, 지방, 그리고 밀가루를 과다 섭취해 병적인 비만 상태가 된 것처럼, 우리는 문자, 인스턴트 메시지, 이메일, RSS 피드, 다운로드, 비디오, 상태 업데이트, 트윗 등의 대식가가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인가요, 우린 자면서도 휴대전화를 끼고 잡니다. 전화기를 집에 두고 출근한 날은 하루 종일 좌불안석이죠. 뭔가 긴급한 메시지를 놓칠까봐 안절부절못하기도 합니다. 머리 속은 항상 인터넷과 반응하고 있으며, 이메일은 금방 열어봐야하고 SNS 댓글도 즉시 확인해 봐야 안심이 되곤합니다. 모르는 것이 생기면 즉각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보기도 합니다. 사람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하루 종일 손바닥만한 휴대폰 화면과 대면하고 살죠. 특히 두 사람 대화에도 서로 얼굴을 보지 않은 채 각자의 스마트폰에 코를 박고 겉핥기 말만 나누기도 합니다.

 과연, 검색엔진을 통한 즉각적 인터넷 서핑은 당신을 현명하게 만들었는가요, 사람들은 무지와 왜곡에서 해방되어 현대사회는 훨씬 사람살기에 좋아졌는가요, 예측 가능한 것도 늘었지만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것은 더 늘진 않았나요.

 

정보가 차고 넘치는 시대. 그러나 좌우, 세대간 갈등의 골은 도리어 더 깊고 넓죠. 왜 그럴까요? 정보 비만과 정보 편식때문죠. 나에게 달콤하고 유리한 정보만 골라 섭취하는 편향된 정보 식단은 결국 우리의 정신건강과 사회적 관계를 망치게 할 것입니다. 각자 자기에게 맞는, 자기가 원하는 정보만을 집중 편식하면서, 그런 정보의 출처를 찾아 확인해 보려는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요.

 

우리는 매일매일 모두 우리 주의를 빼앗으려는 온갖 신호나 장치들과 싸우고 있습니다. 새로운 이메일이나 트윗, 문자 메시지가 왔음을 알리는 신호, 더없이 흥미로워 보이는 낚시성 기사 제목들의 유혹에 빠지지 않으려 분투하고 있습니다. 정크 푸드의 과다 섭취가 비만을 유지하듯이, 쓰레기 정보의 과다 섭취는 새로운 무지와 편견을 낳지요.

 

  종종, 감각으로만 꾸역꾸역 채워 넣는 것을 멈추고 텅 비워야 마땅합니다. 접하는 정보의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만큼 당신의 뇌는 혹사당하고 있는 겁니다. 단식은 음식물 섭취를 중단함으로 몸에 휴식을 주어 자연치유력을 높이는 방법이죠. 정보 편식 상태로 정작 중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판단력까지 상실할 지경이라면 한 번쯤 과감하게 정보 단식의 날을 가져보면 어떨런지요.

 지속적인 정보 단식은 뇌를 무기력하게 만들 수 있지만, 정보 단식은 뇌에 휴식을 주는 데 효과가 크다고 생각해 전 종종 전화를 받지 않거나 핸드폰을 열어보지 않을 때가 있답니다. 더런 종종 사찰에 들리거나 템플스테이에 참여하곤 하죠.

 산사의 품에 안기면 어느 새, 참사람의 향내가 납니다. 템플 스테이는 일상의 피곤함을 털어버리고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려는 속세의 사람들에게 있어 하룻밤을 지내면서 개운한 느낌을 깨우치게 만듭니다, 머릿속으로 시냇물이 졸졸 흘러가는 듯 명징한 기운을 느껴본 게 얼마 만인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합니다. 시각을 알려주는 유일한 물건, 휴대전화는 이미 완전 방전 상태이지만 불안함과 안절부절하 속내는 말끔이 사라지고 합니다.

 

 지금은 바로 비움의 편집미학이 필요할 때가 아닐런지요. 이른 바 정보 과잉의 시대(정보의 과잉은 잘못된 말입니다. 왜냐하면 그 말은 정보를 탓하고 있기 때문)의 ‘정보 다이어트’가 절실해 보입니다. 무작정 쌓인 것은 썩고 마는 법이니, 종종, 아니면 어쩌다가 한 번이라도  비워야 살지 않나요. 마음을 비우고 명상하는 시간을 확보할 때 우리는 잃어버린 삶의 탄력이 회복됩니다. 여느 건전한 식이요법과 마찬가지로, 똑똑한 정보 밥상의 요체는 정보 소비를 줄이는 게 아니라, 당신에게 맞는 건강한 균형을 찾는 일 같다는 제 말에 동의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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