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신례(免新禮)는 신래침학(新來侵虐)으로, 오늘날의 신고식과 같다. 고려 말 조정이 혼탁한 시기에 처음 관직에 나간 권세 있는 자제들의 교만하고 방자한 기세를 꺾고 위계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시작된 풍습이었다. 그러다가 관료제가 발달하여 위계질서가 중요한 규범으로 자리잡았던 조선시대에 와서는 신관사또 부임에까지 이어졌음이 기록에 남아 있다. 애시당초엔 각 도에 파견된 문무 관리를 이르는 말로 원래 ‘사도(使道)’라고 불리우다가 이것이 나중에 변해 ‘사또’가 되었다.
춘향전의 어사 상봉 대목엔 ‘고생 끝에 낙이로구나. 신관사또에게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정절을 지켜낸 열녀 춘향, 찬바람 불던 남원옥중에 이화춘풍이 불더니 춘향이를 살려내고 그 이름을 만세에 길이 빚나게 하는 도다’라고 나온다.
남원시가 명실상부한 4계절 관광지로 입지를 굳히면서 숙박업계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남원시와 중앙하이츠 콘도, 캔싱턴리조트 등 숙박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남원을 찾은 숙박관광객은 9만8,53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숙박업계의 이같은 호황은 지리산 바래봉 눈꽃축제·인근지역과 연계한 봄꽃 여행상품 판매와 춘향테마파크 전통문화 체험 등 다양한 이벤트가 관광객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매주 주말에 열리는 신관사또 부임행차가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고, 남원대표축제인 춘향제와 바래봉 철쭉제가 4월에 개최되면서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관사또 납시오. 모두 길을 비키시오’
신관사또 부임행차가 매주 토, 일요일 광한루원 일원서 펼쳐진다. 한편, 신관사또 부임행차는 6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상설문화 관광 상품으로 순수시민 참여형 행사로 진행되면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31일 올 들어 처음으로 열린 신관사또 부임행차에는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 춘향골 전통문화의 전수를 체험했다. 사랑의 광장 ~ 광한루원 구간에서 왕복으로 재현된 신관사또 부임행차에는 시민 80여명이 자율적으로 참여해 흥겨운 퍼포먼스를 연출해 재미를 더하고 있다. 부임한 신관사또는 기생점고부터 행한다, 광한루원 광장에서 펼쳐지는 춘향전 마당극에 관람객의 참여속에 함께한다. 춘향 수청들기를 요구하는 간교한 사 또의 몸부림에 혀를 차며, 춘향형량을 대신해 불량 관람객 주리 틀기엔 웃음바다를 이루며, 육방 퍼포먼스와 기생 부채춤은 마당극 예술의 극치를 보여준다.
신관사또 부임행차는 앞으로 10월까지(7~8월 하절기 제외) 매주 토, 일요일 오후 2시에 열리되, 특히, 고증된 전통의상과 깃발, 가마, 수레 등을 사용해 신관사또 부임행차 원래 모습을 최대한 살려 유·무형 전통 문화자원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남원시가 야심차게 준비한 신관사또 행차 프로그램은 춘향제의 군불을 지피고, 광한루원, 춘향테마파크 전통문화체험축제, 지리산둘레길 등 인근지역 연계관광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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