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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사람들

서제섭 칠순전

한국화가 하정 서제섭씨(우석대학교 명예교수)가 6일부터 11일까지 전주 교동아트센터에서 일곱 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이 전시는 우묵회(우석대 졸업 한국화가 동문들의 모임) 출신의 제자들이 마련해준 자리로, 칠순전으로 베풀어진다.

자연 풍경과 문인화 20여 점(병풍 포함)이 선보이는 자리로, 무엇보다도 갈필의 품위 있는 선비의 멋을 한껏 품고 대범하고 거침없는 가운데 표현에 모자람이 없는 시원한 운필을 보여준다.

나무와 꽃, 그리고 돌과 물의 표피나 잎의 움직임 등의 소재를 보이지 않는 화면 한곳에서의 움직임이나 자연의 울림을 맘껏 표현하기 때문이다.

짙푸른 밤 하늘에 뜬 달과 잔잔히 흐르는 물, 고목 매화에 핀 홍매의 가지 뻗음 등 화면가득 표현하는 생명력이 넘치며, 투박한 붓질로 돌산과 나무, 흐드러진 꽃과 화면 가득한 안개 등을 풍부한 먹의 농담으로 원근감을 살려 사실감 있게 묘사된다.

전체적으론, 사물의 외형적 조건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분방한 붓놀림으로 대상을 진실로 이해하기 위한 관찰과 훈련으로 어두움 속에서도 그 뿌리인 철학과 정신을 바탕으로, 깊고 맑은 먹색과 다양한 필선을 구사, 깊어만 가는 가을의 풍경에 또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작가의 바로 이같은 작업은 수묵과 산수라는 극히 전통적인 표현 방식과 소재를 통해 현대라는 시공을 표현함에 있어, 그 전제 가치는 당연히 재발견과 재해석 되기에 충분하다.

한국적 정취가 물씬 풍기는 정경을 꼼꼼히 화선지에 옮긴 먹의 농담은 여백의 미가 시나브로 절정을 달린다.

한적한 마을 풍경 속에서 도란도란 사람들의 사연을 들으며, 소나무 그늘 아래서 가져보는 잠깐의 여유. 계곡의 물소리가 달려들고, 소나무 숲의 바람 소리가 지척에서 들리는 듯, 세속적 갈등에서 벗어나 자연과 하나 되어 유유자적하는 탈속의 분위기를 이어간다.

작가는 “대학에 재직 시절 ‘동양화 기법 연구 시리즈’, ‘사군자 비법’ 등 후학들을 위해 미술 서적을 내는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일체의 구속을 받지 않으므로 산으로 들로 쫒아다니며 대화를 나누면서 작업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가는 고창출신으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와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 신인 예술상전 입선, 국전 입선 등을 거쳤으며, ‘동양화 기법 연구 시리즈’, ‘사군자 기법’ 등을 펴냈으며, ‘전각과 화제(현설출판사)’을 출간할 계획이다.

1984년부터 2007년까지 우석대학교 한국화과 교수, 예체능대 학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명예교수로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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