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피카소’로 부르며, 대한민국 현역 최고령 화백인 하반영옹(95세, 군산거주)이 11일부터 17일까지 서울 명동 평화화랑 제1전시실서 개인전을 갖는다.
전시회의 주제는 ‘사랑 나눔 하반영 95세전’이다. 이번 전시회는 나자렛선교회(회장 정진명, 담당 이종남 신부)가 중국 지하교회를 위해 헌신한 사제와 수도자들이 머물 숙소를 마련한다는 소식을 듣고 ‘어머니의 장생’ 등 33점의 작품을 흔쾌히 내놓으면서 성사된 것. 때문에 작품은 ‘사랑의 교회’ 건립 기금 마련 전시회인 만큼 화랑에서 판매가 이뤄진다는 설명.
하옹은 1994년부터 반영미술상을 제정, 상금을 쾌척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으며, 어렵게 사는 소년소녀가장들에게 지금도 장학금을 내놓으면서 더불어 같이 사는 철학을 몸소 실천하고 있기도.
“장생(長生)은 어머니의 뱃속에서 태어나서 어머니의 젖을 먹고 자라나는 시기와 과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갑(甲)은 해(亥)에서 장생하고, 을(乙)은 오(午)에서 장생합니다. 해(亥)는 북방수(北方水)이며 오(午)는 남방화(南方火)입니다”
하옹은 ‘음생양사 양생음사’는 환경의 법칙이라고 말한다. 음생양사 양생음사라 함은 음이 살아나면 양이 죽어가고 반대로 양이 살아나면 음이 죽는 것이니 즉, 낮이 시생하면 밤이 죽고 밤이 시생하면 낮이 죽으며, 또 음이 사는 곳에는 양이 죽고 양이 사는 곳에는 음이 죽기 마련이란다.
“새벽이 되면 낮 즉 밝음은 살아나지만 밤 어둠은 죽으며, 석양에는 밤 어둠은 살아나지만 낮 밝음은 죽을 수 밖에 없고, 또 봄 양이 살아나면 겨울 음은 죽으며 가을 음이 살아나면 여름 양은 물러서게 되어 있음이 바로 자연의 이치입니다”
따라서 여자가 생하면 남자가 사하고 남자가 생하면 여자가 사하게 되며, 악이 사는 곳에는 선은 죽고 선이 살아나면 악은 죽어가며, 또 부자가 되어지면 빈한은 없어지고 빈한이 생성하면 부가 소멸됩니다.
또, 바꾸어 말하면 음은 양에서 죽고 양은 음에서 죽게 되어 있는 이치인 만큼, 강자는 약자에 의해 죽고 약자는 강자에 의해 죽어가는 이치로, 이 모든 게 어머니의 자궁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설명.
‘산’과 ‘사계절’ 등 하옹의 그림은 뛰어난 예술성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순식간에 사로잡아버리는 매력의 아우라가 존재하고 있다.
정물화는 세밀한 붓 터치의 사실주의 화풍이 살아있어 고전적이며 아름다운 기품이 풍겨 나오는가 하면 추상화의 경우, 환한 빛의 조화와 뛰어난 색감으로 5욕7정의 세상사를 마음껏 얘기한다. 하늘에 떠있는 구름은 그림의 생명력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그림은 처절한 자신과의 싸움이며, 자기만의 혼과 철학과 사상이 담겨있어야 합니다. 그림 인생의 마지막 지향점인 ‘마하의 세계’에 도달하기 위해 이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계속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17년 동안 중국교회 활동에 도움을 주고 있는 나자렛선교회는 중국 길림성 장춘에 330평 규모의 건물을 세울 계획으로, 건축 기금은 약 7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종남 지도신부는 “사랑과 정성이 하나 되어 이루어진 ‘사랑 나눔 하반영 95세전’이 그 옛날 중국교회로부터 받은 순교적 사랑에 조금이나마 관심을 갖게 했으면 한다”며 “사랑을 전하는 뜻깊은 전시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하옹은 7세에 그림을 시작, 9세에 군산 신풍공립보통학교에서 금릉 김영창선생을 만난 후 본격 입문, 그동안 파리 및 도쿄, 바르셀로나 올림픽 국제전 등 각종 국제전 및 단체전에 3백여 회 출품했으며, 국내,외 개인전만도 1백 여 회를 치른 바 있다.
또, 하옹은 조선미술전람회 최고상(1931), 조선미술전람회 입선 3회, 대한민국 미술전람회(국전) 입선 7회 등 수상과 함께 한국예총 부회장, 한국 예총 전북지회 부지회장, 민전 목우회 전북 지회장, 상촌회 회장을 거쳤다.
하옹은 지난 1994년부터 사재를 털어 반영미술상을 제정, 후배 화가들의 귀감이 되고 있으며, 제15회 목정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현재 한국일요화가회 지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새전북신문 이종근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