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10년의 절반이 지나가고 있네요. '올해는 무조건 책 20권 읽을꺼야...' 등 연초에 했던 계획 잘 지키고 있으세요? 지금쯤 한 번 점검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6월은 곧 남아공월드컵도 있어 더욱 더 열정적인 한 달이 될 것 같은데요. 어느 여름보다도 마음이 뜨거운 6월이 되길 바라며, 6월의 추천도서 소개해드릴께요.
손수호 논설위원이 추천하는 "막걸리, 넌 누구냐?"
오해 없기 바란다. 이 책은 권주가를 부르지 않는다. 알코올을 칭송하는 내용은 더욱 아니다. 막걸리에 대한 인문적 민속적 접근이다. 파란으로 점철된 막걸리의 빛과 그림자를 드러내고 있다. 요즘 말로 ‘올 댓 막걸리’라고나 할까. 술을 잘 못하는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막걸리의 과거와 현재의 이력을 처음으로 정리한 책”이라고 보증을 섰다.
그렇다고 막걸리의 세계화를 추진하는 정부의 발걸음에 맞춰 집필된 것 같지 않다. 최근의 막걸리 붐에 편승한 상업주의도 아니지 싶다. 오래 전부터 홀로 막걸리의 가치를 탐구해온 저자의 열정어린 탐구의 소산에 가깝다. 수많은 양조 현장을 찾으며 우리 술의 영욕을 기록해온 저자의 땀이 묻어난다.
책이 제시하는 자료는 흥미롭고 값지다. 1974년의 막걸리 생산량이 168만㎘인데 비해 열풍이라는 지금 생산량은 20만㎘에 그친다. 열풍이 호들갑이라는 이야기다. 막걸리와 탁주와 동동주의 차이, 막걸리가 6도가 된 사연, 시금털털에서 달보드레하게 변한 맛의 변천사, 좋은 누룩의 조건 등을 박물지를 엮듯 망라하고 있다. 지역 양조장 순례기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우동 여행을 보는 듯 즐겁다.
이런 책을 한 권 갖는 것은 문화재를 소장하는 기쁨과 비슷하다. 제대로 알지도 모르면서 전통주를 천대해온 현대사에 대한 보상이기 때문이다. 와인에 관한 상식은 교양으로 대접받으면서 막걸리는 생각없이 막 마셔대는 경박한 문화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다.
양조장을 배경으로 TV 드라마가 만들어질 만큼 우리 곁으로 바짝 다가온 막걸리. 이 책은 오랫동안 일상에서 멀어졌다가 돌아온 우리 술을 문화사적으로 복권시키고 있다. 음주의 폐해나 술에 대한 예절은 이 책의 논외다
추천글 : 손수호(국민일보 논설위원)
이준구 교수가 추천하는 "무엇이 당신을 만드는가"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만큼 다재다능한 지식인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그가 대학에서 강의했던 과목의 리스트만 보아도 경영학뿐 아니라, 철학, 신학, 역사학, 경제학, 통계학 등 실로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편저자는 그 동안 드러커가 펴낸 수많은 책들과 직접 만나 행한 인터뷰에 기초해 그의 사상세계를 한 권의 책으로 압축해 보여주고 있다. 편저자는 드러커가 뛰어난 작가이며, 교사, 그리고 사색가였다고 정리한다. 그가 쓴 많은 영향력 있는 책들, 그리고 나이 90에 이르기까지 강단에 선 불타는 정열이 그를 보기 드문 작가이자 교사로 만들었다. 또한 남들이 및 인식하지 못한 ‘이미 일어난 미래’를 꿰뚫어보고 그것의 의미를 찾아내는 통찰력이 그로 하여금 훌륭한 사색가의 반열에 오르게 만들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드러커는 질문을 잘 하는 사람이기도 했다는 것이 편저자의 설명이다. 사람들에게 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답을 찾도록 질문하는 접근방식을 사람들을 가르쳤다는 말이다.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 답을 찾도록 끊임없는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소크라테스를 연상하게 된다. 이 책의 부제 ‘삶을 걸작으로 만드는 피터 드러커의 위대한 질문’은 바로 그런 뜻에서 선택된 것이라고 짐작한다. 이 책 전반에 걸쳐 드러커에 대한 편저자의 짙은 애정과 존경을 느낄 수 있다.
드러커의 책을 여러 권 번역하고, 면답하는 과정에서 시쳇말로 그의 ‘광팬’이 되어버린 것 같다. 이 책의 장점은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춰 드러커의 사상세계를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언어의 수준을 넘지 않는 평이한 서술이 독자들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끼게 만든다. 공연히 어려운 서술로 독자들이 머리를 복잡하게 만드는 책이 너무나 많은 현실에서 이런 책을 보면 반갑기까지 하다.
추천글 : 이준구(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신경숙 작가가 추천하는 "눈으로 하는 작별"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작별에 관한 책이다. 타인과의 작별이 아니라 가족과의 작별, 그중에서도 부모와의 헤어짐을 두고 그 작별인사로 읽어도 되는 책이다. 부모와 자식 간의 성찰에 대한 책이야 많이 있지만 그 관계를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서로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며 이별하는 사이” 로 시점을 두고 쓰여진 이 책은 보편적인 우리의 자화상들을 거울을 들여다보듯 바라보게 한다.
이 책의 저자는 룽잉타이는 우리에게 낯설게 느껴지지만 중화권 최고의 사회문화 비평가이며 작가로 알려져 있다. 타이완에서 태어나 그곳 청궁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85년에 타이완의 부패를 신랄하게 비판한 평론집인 『야화집』으로 그 곳 사회에 새바람을 일으킨 인물이기도 하다. 그동안 줄곧 사회문제에 대한 격렬한 비판의식이 담긴 글을 써온 룽잉타이의 이 책 『눈으로 하는 작별』은 냉철한 비평가의 눈으로가 아니라 두 딸을 가진 엄마의 입장, 또한 엄마이기 이전에 딸의 입장에서 이미 세상을 뜬 아버지 그리고 이제 다시 작별해야 하는 어머니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쓰여진 그 자신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의 마음이 담긴 인생에 관한 책이기도 하다.
추천글 : 신경숙(작가)
김춘미 교수가 추천하는 "한국인 전용복"
“옻칠로 세계를 감동시킨 예술가의 꿈과 집념의 이야기, 한국인 전용복”. 책의 제목을 보면서 얼른 떠오르는 것은 옛날 어머니가 매일 알뜰하게 닦아 얹어 놓으시던, 길이 잘든 단아한 밥상이었다. 오랫동안 잊어버리고 있었던 시절이 순간 행복으로 다가왔다. 아니나 다를까 전용복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부산 피난시절 복천동 골목으로부터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는 너무나도 기가 막힌 한 편의 드라마였다. 너무나 재미가 있어서 저녁에 읽기 시작한 책을 덮고 잠에 들면서 빨리 일어나 마저 읽어야지 하는 조바심마저 들었다. 그의 흥미진진한 입담이 그대로 전달되는 이 책은 참으로 많은 이에게 용기를 줄 것이다.
“나는 조선의 칠쟁이다”를 자랑스럽게 세계에 알리고, “목숨을 건다”는 말을 진심으로 하는 이 분은 2008년 9월 6일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옷칠 시계를 만들어 8억 4천만 원에 팔았고, 일본의 자존심 메구로가조엔을 복원해낸 장본인이다. 그런데 그가 살아온 흔적을 읽으니 정말 목숨을 걸고 진정으로 일을 열심히 해냈다. 전용복이 있어서 나도 한국인이라는 데 다시 한번 자부심을 가지게 된다. 어린시절 학교를 그만두고 생존을 위해 해야 했던 많은 일들을 항상 자신을 더 성장하게 만드는 계기로 삼았던 전용복은 그 자체로 훌륭한 근본을 가진 인간이다.
메구로가조엔은 1931년 메구로 지역에 건립된 대규모 연회장이다. 연건평 8천여 평에 객실을 200여 호 갖춰 바닥 길이만도 2킬로미터에 이르는 이 연회장은 일본의 유명한 애니메이션 <센과 치이로의 모험>의 바탕이 되기도 했다. 4천 점에 이르는 당대의 미술작품들로 장식된 이 역사적인 건물에 일본으로 끌려와 작업을 해야 했던 한국의 장인들이 무수히 많았다. 전용복씨가 일본인의 큼지막한 이름 밑에 깨알만한 글씨로 남긴 무명의 조선 장인 이름을 본 순간, 이들을 살려내겠다고 결심하는 부분에서는 나도 함께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가 이 땅에서 가꾸어온 삶의 흔적들은 이제 우리가 더 보물로 챙겨야겠다.
추천글 : 김춘미(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
서정숙 평론가와 이금이 아동문학가가 추천하는 "온양이"
이 그림책은 60년 전 한국 전쟁 당시 있었던 흥남 철수를 소재로 하고 있다. 흥남 철수는 북으로 진격하던 국군과 미군이 중공군의 개입으로 흥남에 있던 군인과 무기, 물자를 모두 남쪽으로 철수한 일이다. 세계 전쟁사상 가장 큰 규모의 해상 철수 작전으로 알려진 흥남 철수는 1950년 12월 15일부터 12월 24일까지 열흘간 감행되었다. 이 그림책은 마지막 피난선인 온양호에 몸을 실은 명호네 식구 이야기다. 명호는 비록 아홉 살 어린 아이지만 할아버지로부터 만삭인 어머니와 동생을 부탁받고 피난길에 오른다. 동생을 업고 눈보라 속을 헤치며 나흘간 걸어서 흥남 부두에 닿은 명호는 거기서 다친 사람, 가족을 잃고 미쳐 버린 사람, 꽁꽁 언 시체, 배가 고파 우는 고아 등 전쟁의 참혹한 실상을 목격한다. 명호네 세 식구는 천신만고 끝에 결국 온양호에 타게 되었고, 어머니는 온양호에서 명호의 여동생을 낳는다. 선체에 함께 탄 한 할아버지는 여동생에게 다시는 그런 모진 추위 겪지 말고 따뜻하고 환하게 살라는 뜻에서 배의 이름과 같은 ‘온양’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고, 피난민들은 전쟁 중에 태어난 생명에 모두 감격해한다.
전쟁은 그것으로 인한 처참함과 비인간적 행태들 때문에 어린이에게 들려주기를 꺼려하는 이야기 주제다. 그러나 이 그림책의 글 작가인 선안나는 말한다. “어린이에게 두려움을 씌우는 것은 반대하지만, 한국 전쟁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는 아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에서 활발히 나눌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어두운 기억일수록 묻어두기보다 자꾸 밝히고 이야기할 때, 미래로 나아가는 길이 더 환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올해로 한국 전쟁 60주년을 맞는다. 이 시점에서, 앞선 세대가 겪은 전쟁 이야기를 우리 아이들에게 있는 그대로 들려주되 발전적인 내일을 기약하는 어조로 들려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이 그림책을 추천한다. 오래 전 빛바랜 사진첩을 넘기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한편, 생생한 표정과 동작 묘사로 인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 같은 느낌을 주는 그림 또한 어린이에게 흥미로운 볼거리가 될 것이다.
추천글 : 서정숙(평론가), 이금이(아동문학가)
손수호 논설위원이 추천하는 "막걸리, 넌 누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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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 없기 바란다. 이 책은 권주가를 부르지 않는다. 알코올을 칭송하는 내용은 더욱 아니다. 막걸리에 대한 인문적 민속적 접근이다. 파란으로 점철된 막걸리의 빛과 그림자를 드러내고 있다. 요즘 말로 ‘올 댓 막걸리’라고나 할까. 술을 잘 못하는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막걸리의 과거와 현재의 이력을 처음으로 정리한 책”이라고 보증을 섰다.
그렇다고 막걸리의 세계화를 추진하는 정부의 발걸음에 맞춰 집필된 것 같지 않다. 최근의 막걸리 붐에 편승한 상업주의도 아니지 싶다. 오래 전부터 홀로 막걸리의 가치를 탐구해온 저자의 열정어린 탐구의 소산에 가깝다. 수많은 양조 현장을 찾으며 우리 술의 영욕을 기록해온 저자의 땀이 묻어난다.
책이 제시하는 자료는 흥미롭고 값지다. 1974년의 막걸리 생산량이 168만㎘인데 비해 열풍이라는 지금 생산량은 20만㎘에 그친다. 열풍이 호들갑이라는 이야기다. 막걸리와 탁주와 동동주의 차이, 막걸리가 6도가 된 사연, 시금털털에서 달보드레하게 변한 맛의 변천사, 좋은 누룩의 조건 등을 박물지를 엮듯 망라하고 있다. 지역 양조장 순례기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우동 여행을 보는 듯 즐겁다.
이런 책을 한 권 갖는 것은 문화재를 소장하는 기쁨과 비슷하다. 제대로 알지도 모르면서 전통주를 천대해온 현대사에 대한 보상이기 때문이다. 와인에 관한 상식은 교양으로 대접받으면서 막걸리는 생각없이 막 마셔대는 경박한 문화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다.
양조장을 배경으로 TV 드라마가 만들어질 만큼 우리 곁으로 바짝 다가온 막걸리. 이 책은 오랫동안 일상에서 멀어졌다가 돌아온 우리 술을 문화사적으로 복권시키고 있다. 음주의 폐해나 술에 대한 예절은 이 책의 논외다
추천글 : 손수호(국민일보 논설위원)
이준구 교수가 추천하는 "무엇이 당신을 만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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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만큼 다재다능한 지식인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그가 대학에서 강의했던 과목의 리스트만 보아도 경영학뿐 아니라, 철학, 신학, 역사학, 경제학, 통계학 등 실로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편저자는 그 동안 드러커가 펴낸 수많은 책들과 직접 만나 행한 인터뷰에 기초해 그의 사상세계를 한 권의 책으로 압축해 보여주고 있다. 편저자는 드러커가 뛰어난 작가이며, 교사, 그리고 사색가였다고 정리한다. 그가 쓴 많은 영향력 있는 책들, 그리고 나이 90에 이르기까지 강단에 선 불타는 정열이 그를 보기 드문 작가이자 교사로 만들었다. 또한 남들이 및 인식하지 못한 ‘이미 일어난 미래’를 꿰뚫어보고 그것의 의미를 찾아내는 통찰력이 그로 하여금 훌륭한 사색가의 반열에 오르게 만들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드러커는 질문을 잘 하는 사람이기도 했다는 것이 편저자의 설명이다. 사람들에게 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답을 찾도록 질문하는 접근방식을 사람들을 가르쳤다는 말이다.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 답을 찾도록 끊임없는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소크라테스를 연상하게 된다. 이 책의 부제 ‘삶을 걸작으로 만드는 피터 드러커의 위대한 질문’은 바로 그런 뜻에서 선택된 것이라고 짐작한다. 이 책 전반에 걸쳐 드러커에 대한 편저자의 짙은 애정과 존경을 느낄 수 있다.
드러커의 책을 여러 권 번역하고, 면답하는 과정에서 시쳇말로 그의 ‘광팬’이 되어버린 것 같다. 이 책의 장점은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춰 드러커의 사상세계를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언어의 수준을 넘지 않는 평이한 서술이 독자들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끼게 만든다. 공연히 어려운 서술로 독자들이 머리를 복잡하게 만드는 책이 너무나 많은 현실에서 이런 책을 보면 반갑기까지 하다.
추천글 : 이준구(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신경숙 작가가 추천하는 "눈으로 하는 작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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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 그대로 작별에 관한 책이다. 타인과의 작별이 아니라 가족과의 작별, 그중에서도 부모와의 헤어짐을 두고 그 작별인사로 읽어도 되는 책이다. 부모와 자식 간의 성찰에 대한 책이야 많이 있지만 그 관계를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서로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며 이별하는 사이” 로 시점을 두고 쓰여진 이 책은 보편적인 우리의 자화상들을 거울을 들여다보듯 바라보게 한다.
이 책의 저자는 룽잉타이는 우리에게 낯설게 느껴지지만 중화권 최고의 사회문화 비평가이며 작가로 알려져 있다. 타이완에서 태어나 그곳 청궁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85년에 타이완의 부패를 신랄하게 비판한 평론집인 『야화집』으로 그 곳 사회에 새바람을 일으킨 인물이기도 하다. 그동안 줄곧 사회문제에 대한 격렬한 비판의식이 담긴 글을 써온 룽잉타이의 이 책 『눈으로 하는 작별』은 냉철한 비평가의 눈으로가 아니라 두 딸을 가진 엄마의 입장, 또한 엄마이기 이전에 딸의 입장에서 이미 세상을 뜬 아버지 그리고 이제 다시 작별해야 하는 어머니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쓰여진 그 자신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의 마음이 담긴 인생에 관한 책이기도 하다.
추천글 : 신경숙(작가)
김춘미 교수가 추천하는 "한국인 전용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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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옻칠로 세계를 감동시킨 예술가의 꿈과 집념의 이야기, 한국인 전용복”. 책의 제목을 보면서 얼른 떠오르는 것은 옛날 어머니가 매일 알뜰하게 닦아 얹어 놓으시던, 길이 잘든 단아한 밥상이었다. 오랫동안 잊어버리고 있었던 시절이 순간 행복으로 다가왔다. 아니나 다를까 전용복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부산 피난시절 복천동 골목으로부터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는 너무나도 기가 막힌 한 편의 드라마였다. 너무나 재미가 있어서 저녁에 읽기 시작한 책을 덮고 잠에 들면서 빨리 일어나 마저 읽어야지 하는 조바심마저 들었다. 그의 흥미진진한 입담이 그대로 전달되는 이 책은 참으로 많은 이에게 용기를 줄 것이다.
“나는 조선의 칠쟁이다”를 자랑스럽게 세계에 알리고, “목숨을 건다”는 말을 진심으로 하는 이 분은 2008년 9월 6일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옷칠 시계를 만들어 8억 4천만 원에 팔았고, 일본의 자존심 메구로가조엔을 복원해낸 장본인이다. 그런데 그가 살아온 흔적을 읽으니 정말 목숨을 걸고 진정으로 일을 열심히 해냈다. 전용복이 있어서 나도 한국인이라는 데 다시 한번 자부심을 가지게 된다. 어린시절 학교를 그만두고 생존을 위해 해야 했던 많은 일들을 항상 자신을 더 성장하게 만드는 계기로 삼았던 전용복은 그 자체로 훌륭한 근본을 가진 인간이다.
메구로가조엔은 1931년 메구로 지역에 건립된 대규모 연회장이다. 연건평 8천여 평에 객실을 200여 호 갖춰 바닥 길이만도 2킬로미터에 이르는 이 연회장은 일본의 유명한 애니메이션 <센과 치이로의 모험>의 바탕이 되기도 했다. 4천 점에 이르는 당대의 미술작품들로 장식된 이 역사적인 건물에 일본으로 끌려와 작업을 해야 했던 한국의 장인들이 무수히 많았다. 전용복씨가 일본인의 큼지막한 이름 밑에 깨알만한 글씨로 남긴 무명의 조선 장인 이름을 본 순간, 이들을 살려내겠다고 결심하는 부분에서는 나도 함께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가 이 땅에서 가꾸어온 삶의 흔적들은 이제 우리가 더 보물로 챙겨야겠다.
추천글 : 김춘미(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
서정숙 평론가와 이금이 아동문학가가 추천하는 "온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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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은 60년 전 한국 전쟁 당시 있었던 흥남 철수를 소재로 하고 있다. 흥남 철수는 북으로 진격하던 국군과 미군이 중공군의 개입으로 흥남에 있던 군인과 무기, 물자를 모두 남쪽으로 철수한 일이다. 세계 전쟁사상 가장 큰 규모의 해상 철수 작전으로 알려진 흥남 철수는 1950년 12월 15일부터 12월 24일까지 열흘간 감행되었다. 이 그림책은 마지막 피난선인 온양호에 몸을 실은 명호네 식구 이야기다. 명호는 비록 아홉 살 어린 아이지만 할아버지로부터 만삭인 어머니와 동생을 부탁받고 피난길에 오른다. 동생을 업고 눈보라 속을 헤치며 나흘간 걸어서 흥남 부두에 닿은 명호는 거기서 다친 사람, 가족을 잃고 미쳐 버린 사람, 꽁꽁 언 시체, 배가 고파 우는 고아 등 전쟁의 참혹한 실상을 목격한다. 명호네 세 식구는 천신만고 끝에 결국 온양호에 타게 되었고, 어머니는 온양호에서 명호의 여동생을 낳는다. 선체에 함께 탄 한 할아버지는 여동생에게 다시는 그런 모진 추위 겪지 말고 따뜻하고 환하게 살라는 뜻에서 배의 이름과 같은 ‘온양’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고, 피난민들은 전쟁 중에 태어난 생명에 모두 감격해한다.
전쟁은 그것으로 인한 처참함과 비인간적 행태들 때문에 어린이에게 들려주기를 꺼려하는 이야기 주제다. 그러나 이 그림책의 글 작가인 선안나는 말한다. “어린이에게 두려움을 씌우는 것은 반대하지만, 한국 전쟁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는 아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에서 활발히 나눌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어두운 기억일수록 묻어두기보다 자꾸 밝히고 이야기할 때, 미래로 나아가는 길이 더 환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올해로 한국 전쟁 60주년을 맞는다. 이 시점에서, 앞선 세대가 겪은 전쟁 이야기를 우리 아이들에게 있는 그대로 들려주되 발전적인 내일을 기약하는 어조로 들려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이 그림책을 추천한다. 오래 전 빛바랜 사진첩을 넘기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한편, 생생한 표정과 동작 묘사로 인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 같은 느낌을 주는 그림 또한 어린이에게 흥미로운 볼거리가 될 것이다.
추천글 : 서정숙(평론가), 이금이(아동문학가)
<한국 간행물 윤리위원회가 추천하는 2010년 6월의 읽을만한 책> 자세히보기
1.[문학]눈으로 하는 작별 / 룽잉타이 / 사피엔스21 / 2010-05-14 / 신경숙 작가 추천
2.[역사]중국,외교관의 눈으로 보다 / 백범흠 / 늘품 / 2010-04-19 / 이덕일 소장 추천
3.[철학]니체의 차라투스트라를 찾아서 / 이진우 / 책세상 / 2010-04-28 / 김형철 교수 추천
4.[정치/사회]새로운 4.19 / 안동일 / 예지 / 2010-04-19 / 강정인 교수 추천
5.[경제/경영]무엇이 당신을 만드는가 / 이재규 / 위즈덤하우스 / 2010-04-30 / 이준구 교수 추천
6.[과학]스티븐 호킹 / 크리스틴 라센 / 이상 / 2010-05-04 / 최영주 교수 추천
7.[예술]한국인 전용복 / 전용복 / 시공사 / 2010-05-06 / 김춘미 교수 추천
8.[교양]한국의 옛집과 꽃담 / 이종근 외 / 생각의 나무 / 2010-04-05 / 이한우 기자 추천
9.[실용]막걸리, 넌 누구냐? / 허시명 / 예담 / 2010-04-30 / 손수호 논설위원 추천
10.[아동]온양이 / 선안나 글 , 김영만 그림 / 샘터 / 2010-04-25 / 서정숙 평론가, 이금이 아동문학가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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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정치/사회]새로운 4.19 / 안동일 / 예지 / 2010-04-19 / 강정인 교수 추천
5.[경제/경영]무엇이 당신을 만드는가 / 이재규 / 위즈덤하우스 / 2010-04-30 / 이준구 교수 추천
6.[과학]스티븐 호킹 / 크리스틴 라센 / 이상 / 2010-05-04 / 최영주 교수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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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교양]한국의 옛집과 꽃담 / 이종근 외 / 생각의 나무 / 2010-04-05 / 이한우 기자 추천
9.[실용]막걸리, 넌 누구냐? / 허시명 / 예담 / 2010-04-30 / 손수호 논설위원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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