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6.25 한국전쟁 발발 60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하지만 아직 한반도는 전쟁이 끝나지 않은 휴전 상태다. 비록 지금은 평화롭지만, 우리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천안함 사태 등 여전히 한반도 가운데를 나누어 서로를 겨누고 있는 현실이 못내 가슴 한자락을 도려낸다.
60년을 맞이하는 한국전쟁의 역사와 65년을 맞이하는 분단의 역사는 지금까지 7천만 겨레의 아픔으로 다가온다. 물론 2000년 6.15남북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멀어져 있던 남과 북은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한 노력을 시도하기도 했다. 북녘 땅을 밟고 금강산에 가서 등산을 할 수 있고 경의선 철도가 복구되고 개성 공단에서 일을 하는 등등의 활발한 남북 교류와 평화 통일의 분위기가 전 한반도로 퍼져나가고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지 않았는가.
하지만 최근들어 남북관계는 경색국면으로 전환된데다가 긴장상태가 다시 고조되어 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정부를 비롯한 보수단체와 반통일단체는 동족의 대결과 전쟁을 선동하려는 많은 계획을 세워 남북관계를 더욱 더 혼란으로 빠뜨리고 대화가 아닌 대결 국면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바로 이러한 대결 선동은 한반도를 더욱 전쟁위협으로 몰아넣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때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 날은 6월 25일, 바로 '6.25전쟁' 기념일이었고 학교에서 전교생을 TV가 나오는 큰 교실에 모아놓고 전쟁 영화를 보여주었다.
가물가물했던 기억을 되살려보자면, 조용했던 마을에 느닷없이 인민군이 쳐들어와 마을을 쑥대밭을 만들고, 온갖 나쁜 짓을 저지르자 용감한 국군 아저씨들이 와서 이들을 물리쳐준다는 내용의 영화였다. 인민군이 여자를 강간하려다가 용감한 마을 청년에 의해 낫에 찔려죽는 다소 충격적인 장면도 있었다.
머리가 커지고 나서야 분단체제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식과 이해를 가졌기 때문에 지금 생각해 보면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이들에게 이런 식의 일방적인 사고를 심어줄 교육을 했다는 것 자체가 화를 나게 만들곤 한다. 그 이후 기억에는 학교에서 이런 영화를 본 기억은 없으므로 1990년대 초를 기점으로 적극적인 반공교육은 거의 사라진 게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나라는 다민족 국가가 아니다. 미국과 같은 다른 민족들로 구성된 나라도 서로 합하여 한나라를 이루고 사는데 한 민족으로 구성되었든 나라가 둘로 나뉘어 서로를 미워하고 욕하고 싸운다면 세계의 문명된
다른 나라에서 우리나라를 어떻게 볼 것인가.
또, 한민족끼리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여 화해하는 길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미워하고 증오심을 부추겨서 대결과 싸움을 조장하는 길로 나아간다면 이러한 정책에서 우리나라의 자라나는 세대의 교육인들 올바로 될 수 있을 것인가.
이제는 과거의 아팠던 기억들을 깨끗이, 말끔이 씻어야 할 때다. 다시는 그러한 동족상잔의 아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지금의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 노력해야 할 때다.
지리산과 회문산에 평화공존 바람이 거세게 부는 가운데 더 이상의 대결 선동으로 남북의 관계를 파탄내지 말고, 통일을 위해 서로 화해와 협력의 싸이렌을 한반도에 울려야 할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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