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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왕실의 문화에는 세련되고 품위와 격조를 갖춘 당대 문화의 정수(精秀)들이 집적되어 있다. 왕실을 위한 의복과 음식, 그리고 각종 기물들은 당대 최고의 장인에 의해 가장 질 좋은 재료로 만들어졌다. 왕실의 생활 물품들은 화려함 속에서 왕실의 고귀함과 위엄을 돋보이게 함으로써 그것 자체의 실용성 외에도 지상 최고의 존재인 국왕과 왕실의 위엄을 가시적으로 보여 주어야 했다.
왕의 의복은 통치자로서의 지위와 역할, 그리고 존엄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기능을 하였다. 따라서 왕과 왕비의 예복은 신발부터 관모(冠帽)와 머리장식에 이르기까지 엄격하게 정해진 법식에 따라 제작되고 착용되었다. 뿐만 아니라 왕은 임하는 자리의 성격에 따라 다른 옷을 입었다. 즉위식과 혼례식, 종묘제례 등 중요한 국가 행사 때에 왕은 대례복(大禮服)인 구장복과 면류관을 갖추어 입었다. 구장복(九章服)에는 용·산·불[火]·꿩·종이(宗彛: 원숭이와 범이 그려진 술잔)·수초·쌀·도끼·불[黻: 두 개의 궁자(弓字)가 등을 맞대고 있는 모양] 등 왕의 권위와 위엄을 상징하는 문양이 들어가 있다. 신하들로부터 조회를 받을 때 왕은 강사포(絳紗袍)를 입고 원유관(遠遊冠)을 썼으며 평상시 집무할 때에는 익선관에 곤룡포를 입었다.
왕비의 최고 예복인 적의(翟衣) 역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꿩 문양에 사용된 청·백·홍·흑·황의 다섯 가지 색은 인(仁)·의(義)·예(禮)·지(智)·신(信)을 의미하며 왕비가 마땅히 갖추어야 할 덕성을 표현한 것이다. 왕비가 입었던 또 하나의 예복인 원삼(圓衫)은 길고 넓은 소매에 한삼이 달렸으며 용무늬를 넣은 스란[膝欄]치마와 함께 입었다.
□ 영친왕 곤룡포(英親王袞龍袍)
곤룡포는 왕의 시무복으로 1444년(세종 26)부터 조선 말기까지 평상시에 집무할 때 착용하였다. 겉은 대홍색이고 안은 남색으로 넣었으며
여름에는 운보문사(雲寶紋紗), 겨울에는 단(緞)으로 만든다. 깃은 곡
령(曲領)으로 하여 오른쪽 어깨에서 단추를 끼워 고정시켰고 속깃은
진옥색 명주로 하였다.
곤룡포를 입을 때에는 옥대를 차고 익선관을 썼으며 흑색 녹피화(鹿
皮靴)를 신었다. 가슴·등·양 어깨에는 발톱이 다섯인 오조룡을 금실로
수놓은 보(補)를 붙였다.
□ 영친왕비 대홍원삼(英親王妃大紅圓衫)
원삼은 왕실에서 황후·왕비·왕세자빈 등이 착용한 예복이다. 지위에 따라 색을 달리하여 황후는 황원삼, 왕비는 홍원삼, 왕세자빈은 자적원삼,
공주와 옹주는 녹원삼을 착용하였다.
대홍원삼은 홍색비단에 구름과 봉황무늬를 화려하게 금실로 직조하였
고, 앞뒤와 어깨에는 용무늬 보를 부착하였다. 대례복에는 발톱이 다섯
인 오조룡을 금실로 수놓은 보를 양 어깨와 앞뒤에 덧붙이고, 소례복에
는 두 마리 봉황무늬 보를 앞뒤에 더하여 장식하였다.
R 참고문헌
1. 전시안내도록『국립고궁박물관』(국립고궁박물관,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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