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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문화!

인천항과 함께하는 문학여행

 


인천에 가다 

1883년(고종 20년) 강화도 조약에 따른 제물포항의 개항 이후 인천은 여러 나라 문화가 들어와 공존하였다. 역동적인 인천 역사가 말해 주듯 인천을 배경으로 한 문학작품 역시 다양한 인간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 인천을 배경으로 한 문학작품을 따라 인천으로 문학여행을 떠나 본다. 


자유공원에서 인천항을 바라보다   

<인천 자유공원>

지하철 동인천역에 내리면 자유공원으로 가는 이정표가 눈에 들어온다. 이정표를 따라 10여분 올라가면 자유광장이 나오는데 한 켠에는 맥아더 장군의 동상이 서 있고 다른 한 켠으로 한미수교100주년기념탑으로 가는 길이 보인다. 광장으로 들어서면 가까운 듯 먼 곳에 인천항이 보인다. 인천항은 개항되기 전 한적한 어촌의 포구였다. 그러나 지금의 인천항은 대규모 산업단지를 배후로 한 수도권의 관문항으로, 하루에도 몇 십, 몇 백 대 화물선이 출입하는 항구로 변모하였다.

<인천항>

개항 이후 산업항구로 자리잡은 인천항은 문학작품 속에서도 그 모습을 드러낸다. 1934년 발표된 강경애의 <인간문제>는 인천 부두 노동자와 방직공장 여공의 생활을 그린 장편소설이다. 작품 속에서 인천항은 근대화 이후 새로운 노동 현장으로 떠오르게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하루살이일 망정 일자리를 쉽게 찾을 수 있다는 희망으로 찾아오는 곳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작품 속 주인공인 ‘첫째’가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노동 현실을 절감하고 인간 문제는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곳 역시 인천항이다. 여전히 바쁘게 움직이는 인천항을 바라보면서 다시 한번 인간 문제를 생각해 본다.

연계정보 - 인간문제


차이나타운에 들어서다 

<차이나 타운>

송학동에 위치한 자유공원에서 북성동 쪽으로 내려가면 차이나타운을 만날 수 있다. 차이나타운 입구에 들어서면, 인천항이 내려다 보이는 청·일조계지경계계단과 삼국지 벽화가 그려진 골목을 접하게 된다. 작가 오정희의 작품 <중국인 거리>의 무대인 차이나타운은 1906년 형성된 곳으로 초기 모습에 비해 규모와 형태가 많이 변화하였다.

차이나타운 골목으로 들어서면 <중국인 거리>에서 등장하던 붉은 벽돌 집을 군데군데 볼 수 있다. 붉은 벽돌 집과 새로 지은 집들이 어우러져 있는 골목 사이에 우물이 하나 있다. 주민들의 말에 의하면 100여 년이 넘었을 거라고 하는데, 새로 지은 집들과 오래된 우물이 묘한 인상을 풍긴다. 삼국지거리에서 중국인 학교를 지나 또 다른 중국인 거리로 들어선다. 그 거리를 걷다 보면 차이나타운의 초입에서 봤던 청•일조계지경계계단과 100년은 족히 넘어 보이는 붉은색 2층 건물이 나온다.
  

<청•일조계지경계계단>

목조와 붉은 벽돌이 조화를 이루는 2층 집은 <중국인 거리> 주인공이 중국인 남자를 처음 보게 되는 언덕 위 2층 집과 비슷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중국인 거리>에 등장하던 성당 역시 현재 차이나타운에서 볼 수 있다. 초등학교 시절 인천 중앙동에 살았던 작가 오정희는 차이나타운에 대한 추억을 한 소녀의 성장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 <중국인거리>에 담아냈다. 

연계 정보  - 중국인 거리


만석동 괭이부리말을 찾아가다 

작가 김중미의 <괭이부리말 아이들> 작품 속에 등장하는 괭이부리말은 한국전쟁 이후 피난민들이 모여 살았던 만석동의 별칭이다. 현재 만석동은 고층 아파트와 상가들이 자리잡고 있어 괭이부리말을 찾기란 쉽지 않다. 만석동을 가로지르는 기차역을 중심으로 한 켠에 단층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데 그곳이 괭이부리말이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정도의 좁다란 골목 안에는 집과 집 사이의 경계가 무의미한 가옥들이 운집해 있다. 작품 <괭이부리말 아이들>을 읽으면서 상상했던 골목의 풍경을 그대로 보는 듯하다. 얼키설키 미로처럼 꼬인 골목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새로운 길로 접어들게 된다. <괭이부리말 아이들>에 등장한 아이들의 삶처럼 굴곡은 있지만 새로운 길로 이어지는 그곳에서 또 다른 희망을 발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