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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의 행복산책

한심한 문화재 관리 및 보존

 


   
 문화재를 제대로 감상하기가 어렵기만 하다. 무질서한 주변의 모습하며, 열쇠가 꼭꼭 잠겨진 채 숨바꼭질을 하는 현실하며, 문화재를 보러갔다가 공사가 진행중인 까닭에 낭패를 일이 비일비재하다.
 며칠 전, 전주 경기전에서 바라본 현장은 낯부끄러워 고개를 못들 지경이었다. 입구에 설치된 ‘자전거, 오토바이 통행 금지’라는 커다란 팻말이 설치돼 신경이 거슬렸다.
 안쪽으로 들어가니 관인도 찍히지 않은 플래카드 하나가 버젓이 걸려 있었고, 한쪽에서는 모 단체가 음식 냄새를 풍기면서 배식을 하고 있었다. 담배를 꼴아문 채 경기전을 활보하고 있는 시민과 눈길이 마주쳤다. 자기네 선조들의 누전(樓殿)에서도 이같은 행위를 서슴지 않고 했을까.
 임실 이웅재고가의 안내판은 아직도 둔남면이란 행정구역이 살아 있었다. 둔남면이 오수면으로 바뀐 때가 1992년 8월이니 그 무성의함에 할 말이 더 있을까. 고창 송양사와 익산 김안균가옥은 관람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문화재가 공공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 소유주와 연락이 잘 되지 않아 까치발로 멀찌 감치 바라볼 수 있을 만큼만 감상이 가능한 것이다.
 금산사 벽면의 낙서는 관람객들의 수준을 한눈에 짐작케 하는 상징물에 다름 아니다. 문화재 관람과 관련한 소양교육을 한 번만이라도 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홈페이지의 눈에 띄는 곳에 예고를 하고 문화재 공사를 하는 배려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문화재는 조사와 발굴도 중요하지만 복원과 복구, 올바른 관리와 보호, 그리고 전시 등을 통한 홍보와 교육 등이 수반돼야 진가를 발휘하는 법이다.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것만이 능사가 될 수 없으며, 더 더욱 혁신도 아니다. 허술한 문화재 관리 시스템과 도민들의 선진화된 의식이 담보되지 않으면 메아리 뿐인 문화사랑에 불과할 따름이다./ 입력 : 2007-06-30 15:5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