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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통)꽃담

한국의 꽃담, 세상에 내놓다

 

 

 

 

'한국의 꽃담'이 10년 여의 작업을 거쳐 다시 태어났다.

 보물 제811호 경복궁아미산의 굴뚝, 보물 제810호 경복궁 자경전 십장생 굴뚝, 보물 제350호 대구 도동서원 강당사당부 장원,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34호 낙산사 원장 등 4종의 꽃담이 문화재로 지정돼 보존돼오고 있다.

 그러나 여타의 꽃담은 기와 및 전돌로 만든 까닭에 시간이 흐르면서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자취를 잃어가고 있다.

 전민일보 이종근 문화부장과 사진작가 유연준씨가 다음주에 발간하는 '우리 동네 꽃담-안과 밖의 경계를 허문 넘나듦의 미학(생각의나무, 300페이지)'이 바로 그것이다.

 전민일보 이종근 문화부장은 2006 한국언론재단 기획 취재 대상과 2007 방일영문화재단 기획 출판 대상에 선정, 이미 두 차례의 검증을 거쳐 꽃담의 가능성을 이미 충분히 인정받았다.

 여기에 생각의나무 박광성 사장의 치밀한 기획으로 진행, 김도언 편집장, 김문식 편집 디자이너 등이 1년 여의 작업을 통해 출판 시장에 내놓았게 된 것.

 한복, 한옥, 사찰, 단청 등 널리 알려져 고답적인 내용을 탈피, 독특한 소재인 꽃담을 연구, 개발한 것이 이번 책이 가장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번 책은 흙의 문화가 사라져가는 것에 착안한데다가 세계적으로도 천민, 양반, 궁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볼 수 있는 드문 소재가 꽃담이라는 사실을 알아낸 후 그동안 작업을 해오다가 옥동자를 탄생시킨 것.

 때문에 한국의 대표적인 꽃담을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오래 발효된 사진과 함께 깔끔하고 탄탄한 문장력이 돋보여 대박이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외국어로 번역돼 지구촌 사람들이 꽃담을 공유할 날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이 책은 한국을 대표하는 담장, 굴뚝, 합각을 망라한 게 특징이며, 지역별로 구분 소개한다.

 서울및 경기도편에는 경복궁 아미산 굴뚝, 자경전십장생 굴뚝, 창덕궁 낙선재, 덕수궁 유현문, 여주해평윤씨동강공파종택, 수원 화성, 진접 여경구가옥, 동구릉, 신륵사(다층석탑, 합각), 남양주 궁집, 충청도 및 강원도편에는 낙산사, 돈암서원, 유봉영당, 법주사, 계룡산 중악단, 회덕 동춘당 고택이 실려 있다.

 전라도편에는 송광사, 대흥사(대둔사), 낙안읍성, 장흥위씨 고택, 고창 용오정사, 김동수가옥, 정읍 영모재, 김제 정석주씨 합각, 고창 송양사, 경상도편에는 운강고택, 안동 화회마을, 독락당, 쌍계사, 성주 한개마을, 닭실마을, 봉화향교, 송소고택 등을 통해 발품을 팔아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게 드러난다.

 "꽃담은 담백하고 청아하며 깔끔하며 순박한 한국의 멋, 아름다움 그 자체다"는 이종근부장은 "깊은 밤 꽃담 저 멀리, 꽃살에 붙은 창호지 틈새로 은은한 달빛이라도 새어들 양이면 세속의 욕망은 어느 새 소리없이 흩어지고 금방이라도 해탈의 문이 열리는 듯한 환상 속으로 빠져든다."며 "물질과 효율, 경쟁과 속도로 규정되는 현대인들이 찬찬히 꽃담을 바라보면서 느림의 미학을 따라주었으면 한다"고 집필 배경을 밝혔다.

 한국전통문화학교 이종철총장은 추천사를 통해 "서울의 궁궐과 향토 역사의 이끼가 켜를 이룬 유현한 사찰과 소금기 있는 선비들의 글 소리가 들리는 서원과 전통마을들, 베풀줄 알았던 세도가의 꽃담속에 담긴 기원을 풀어 보자"며 "이 책은 조상의 흙 냄새와 어머니의 젖 냄새가 풍기는 구수함과 정감이  담겨 있어 건축가, 디자이너 뿐만이 아니라 우리 문화의 새로운 미래를 창출하고자 하는 문화 광부와 일반인에게도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후속편으로 2권의 꽃담을 준비중인 이종근부장은 이번 1권 책의 기획 방향과는 다르게, 사찰의 꽃담과 민속마을의 꽃담 등 '소박함과 질박함의  꽃담'을 중심으로 다시 출판, 다시 한국문화를 세계에 알릴 예정이다. 전민일보 서승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