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은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다. 붉은 말이라는 상징처럼 새로운 변화와 도전, 속도감이 더해진 한 해가 될 것 같다. 병오년의 ‘병(丙)’은 오행 중 화(火)를 뜻하고, 십이지의 ‘오(午)’는 불의 기운이 강한 동물인 말에 해당한다. ‘붉은 말의 해’라는 말에서 삼국지 속 명마 적토마(赤兎馬)가 떠오른다. 적토마는 ‘삼국지’와 ‘삼국지연의’에 등장하는 전설적인 명마로 정사(正史)인 삼국지에는 여포가 탔다는 기록만이 있다.
적토마는 단순히 붉은 말이 아니라 영웅의 곁을 지키는 상징이자, 충성심과 전투력까지 ‘만렙’인 존재로 영웅을 더욱 영웅답게 만드는 상징이 됐다. ‘붉은 말의 해’라는 말에서 삼국지 속 명마 적토마(赤兎馬)가 떠오른다. 적토마는 단순히 붉은 말이 아니라 영웅의 곁을 지키는 상징이자, 충성심과 전투력까지 ‘만렙’인 존재로 영웅을 더욱 영웅답게 만드는 상징이 됐다. 오늘날에는 매우 빠른 말을 상징하는 단어로 쓰이고 인지도나 민간신앙의 파급력 덕분인지 우리에게는 여포보다 관우의 말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남원 관왕묘는 중국 삼국시대의 이름난 장군인 관운장의 위패를 모시고 제를 올리던 곳이다. 임진왜란(1592) 당시 원정을 왔던 중국 명나라 장군이 자신들의 수호신인 관우를 모시기 위해 선조 31년(1598)에 남원부 동문 밖에 세웠다. 지금 있는 자리는 영조 17년(1741)에 옮긴 것이고 해마다 봄·가을에 제사를 지냈다. 이 적토마도가 전북유형문화유산으로 보존되고 있다.
명마(名馬)는 언제나 눈 밝은 사람에게만 보이는 법이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말 감별사 백락(伯樂)은 남다른 안목을 가졌다. 어느 날 말 장수가 아무도 자기 말을 사지 않는다고 탄식했다. 가만 보니 의외로 준마였다. 그는 아깝다는 표정으로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이 앞다퉈 몰려들었다. 말은 열 배 넘는 값에 팔렸다. 여기에서 ‘백락일고(伯樂一顧)’라는 고사가 나왔다.
한번은 그가 왕의 명으로 명마를 구하러 가다가 험한 산길에서 소금수레 끄는 말을 발견했다. 비쩍 마르고 볼품없었지만 그는 금방 알아챘다. 이런 천리마가 무거운 소금수레를 끌고 있다니! 그가 말을 붙잡고 울며 옷을 벗어 덮어주자 말이 앞발을 높이 들고 구슬피 울었다.
'천리마는 항상 있는 것이지만 그를 알아보는 백락(伯樂, 춘추전국시대의 유명한 말감별사)은 항상 있는 것이 아니다(千里馬常有 白樂不常有, 천리마상유 백락불상유). 그러므로 비록 명마가 있다 하여도 백락이 없으면, 명마가 하찮은 말들 틈에 섞여 아랫것들의 손에 의해 길러져 마구간을 배회하다가 죽게 될 뿐, 결코 천리마의 이름을 얻지 못하게 된다. 고문진보 후집, 문편, 잡설 雜說)'
당나라의 문장가 한유(韓愈)는 인재를 육성하는 안목의 중요성을 천리마를 키우는데 빗대어 이같은 글을 남겼다.
옛날에 손양(孫陽)이라는 자가 말을 잘 알아봤기 때문에 그를 백락이라고 했다. 천리마가 있어도 알아볼 수 있는 백락이 없다면, 하찮은 주인을 만나 천대받고 혹사당하다가 결국에는 허름한 마구간에서 죽게 될 터이다. 그러면 세상에 이름을 떨치지 못하여 천리마라고 불러주는 자가 없을 것이다. 천리마라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면 그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보통 말 이하의 능력밖에는 드러내지 못할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세상에 훌륭한 인재가 있어도 그를 알아주는 현명한 군주나 재상을 만나지 못하면 재능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천리마는 백락이 있음으로 해서 존재하게 된 것이고, 현명한 인재는 현명한 군주가 있음으로 해서 있게 된다는 말이다.천리마가 소금수레를 끈다는 뜻의 ‘기복염거(驥服鹽車)’는 우수한 인재가 재능에 맞지 않게 변변찮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을 일컫는다. 뛰어난 인재가 때와 사람을 못 만나 재주를 펴지 못한다는 ‘회재불우(懷才不遇)’도 같은 말이다. 재주를 품고 있어도(懷才) 기회를 만나지 못한다면(不遇) 불우한 사람이다. 좋은 가정과 부모를 만나지 못한 불우 청소년, 경제 상황이 나쁜 불우 이웃도 그렇다.
요즈음 우리는 적재적소에 필요한 사람이 없다, 인재가 없어 미래가 어둡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좀 더 뛰어난 학생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나라 인재가 부족한 근본 원인이 아닌가. 왕따였던 스티브 잡스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에게 용기와 힘을 준 게 고등학교 교사이다. 미국이 아직도 기회의 땅인 것은 천리마를 알아보고 천리마를 맘껏 달리게 해주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노마십가(駑馬十駕)라는 말이 있다. “무릇 천리마는 하루에 천 리를 달리지만(夫驥一日而千里 부기일일이천리), 걸음이 느린 둔한 말도 열흘을 달리면 또한 천 리에 이를 수 있다(駑馬十駕 則亦及之矣 노마십가 즉역급지의)”는 뜻이다(순자 荀子, 수신편 修身篇).
천리마가 원래부터 있어서 백락과 같은 이가 알아보고 세상에 이름을 드러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평범한 말들이라도 귀하게 여겨 천리마처럼 키운다면 천리마의 역할을 할 수 있고, 아무렇게나 던져놓는다면 결국 그 정도의 역할밖에 못할 것이다.
천리마는 언제든지 있다. 그러나 천리마를 알아보는 눈을 가진 백락(伯樂)은 언제나 있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는 천리마를 알아보는 백락이란 훌륭한 안목을 가진 사람이 있어야 비로소 천리마가 있게 된다. 우리 주변에 오로지 학벌과 출신 때문에 숨겨져 있는 '붉은 말'은 없는지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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