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실 옥정호는 계절의 흐름이 고요하게 스며드는 풍경을 품고 있다.
물빛은 계절마다 다른 결을 드러내고, 산등성이의 움직임은 사소한 변화 속에서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
달빛은 이내 가슴 깊이 잠들어 있는 서정을 깨운다.
호수에 물안개가 피어오르면 신선의 세계가 펼쳐지는 듯 신비롭기까지 하다.
일교차가 큰 봄과 가을엔 물안개가 많이 발생, 그야말로 아름다움에 화룡정점을 찍는다.
봄에는 산개나리와 벚꽃, 여름에는 푸른 신록, 가을에는 붉은 단풍과 낙엽, 겨울에는 하얀 눈길 등 계절마다 색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가을엔 호수에 비친 오색찬란한 단풍이 감탄을 자아낸다.
그 길 따라 피어난 각종 야생화들이 무척 아름다운데 꽃향기와 물 내음 맡으며 걷는 내내 나도 모르게 옥정호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하게 된다.
이 평온한 자연과 마주한 곳에 문을 연 앙갤러리는 예술과 쉼, 그리고 내적 사유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다.
고유한 흐름을 지닌 공간 구성이 돋보이는 앙갤러리는 층마다 서로 다른 깊이를 지닌 경험을 제안한다.
1층 오픈 갤러리 & 카페는 전시와 휴식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열린 공간이다.
창 너머로 들어오는 옥정호의 빛이 작품과 공간에 시간마다 다른 표정을 드리우며, 관람객은 자연과 예술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2층 복합문화공간은 전시 감상의 최적지로, 예술적 교류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작은 문화 모임과 작가와의 만남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관람객의 머무름을 한층 더 깊게 만든다.
3층은 차담과 명상이 이루어지는 프라이빗 룸으로 구성됐다. 갤러리에서 가장 고요한 층으로, 차담·명상·싱잉볼 등 마음을 가라앉히는 시간이
사적인 휴식처럼 잔잔하게 이어진다.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내면의 공간에 가깝다.
액자처럼 걸린 창을 통해 보이는 옥정호와 자라섬의 풍경은 이 공간의 고요함을 더욱 깊게 완성한다.
개관을 알리는 첫 전시는 중견 작가 김정숙의 초대전으로 꾸려졌다. 지난달 29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열린다.
자연의 미세한 흐름과 감정의 잔향을 다양한 자연의 소재로 풀어내는 그의 작업은
이번 전시에서 옥정호의 풍경과 만나 새로운 깊이를 더한다. 그래서 전시 주제가 '자연을 담다'가 됐다.
작품과 공간, 풍경이 자연스럽게 조응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가장 큰 매력이다.앙갤러리는 단순한 전시장을 넘어, 자연 앞에서 속도를 낮추고, 작품 앞에서 사유를 깊게 하며, 고요 속에서 자신에게 잠시 귀 기울일 수 있는 시간을 제안한다.
옥정호의 풍경, 김정숙 작가의 섬세한 회화, 그리고 갤러리의 공간성이 만나는 이번 개관전은 지역 문화 흐름에 새로운 결을 더하는 첫 장면이 될 터이다.
박재순 기획자는 "옥정호를 따라 천천히 운암면 길을 오르다 보면 마음이 먼저 속도를 늦추는 순간이 있다. 이때 물결과 바람이 '조금만 쉬어도 괜찮다'고 말하는 지점에 앙갤러리가 자리한다"고 했다.
이어 "갤러리는 예술을 보기 위해 오는 사람, 휴식을 찾는 사람, 마음을 돌보러 오는 사람 등 모두에게 열려 있다"면서 "옥정호의 고요한 풍경에서 전시와 명상, 차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경험을 방문객 한 사람 한 사람과 나누고 싶다"고 했다./이종근
'앙갤러리 0507-1419-7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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