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의 해 '장수 사두봉(蛇頭峰)'
전북 장수 8경의 하나로 장안산군립공원의 비경인 두 용소를 거치는 사두봉(蛇頭峰·1014.8m)~덕산계곡을 소개한다.
사두봉이라는 명칭은 옛날에는 봉화를 올렸던 곳으로, 봉우리가 뱀 대가리 같이 생긴 데서 유래한다.
구불구불한 능선에 20개가 넘는 봉우리가 늘어서 있어 뱀이 갈지(之)로 나아가는 모습을 했다 한다. 또 다른 설은 신선이 도술을 부려 뱀에게 쫓기는 두꺼비를 구해주고는 뱀을 산으로 만들어버렸는데 그 산이 사두봉이며, 두꺼비는 은혜를 갚는다며 돌로 변했다는 이야기다. 그 돌이 번암면 요천 물 가운데 있는 두꺼비 바위로 주민은 섬암(蟾岩)이라 한다.
덕산계곡에는 용이 살았다는 아래 용소와 윗 용소 구간을 용소계곡이라 따로 부르며, 크고 작은 소(沼)가 10여 곳이나 된다. 여기서 영화 ‘남부군’을 촬영했다. 6·25 사변 당시 회문산에서 쫓긴 전북도당 소속 빨치산이 덕유산의 이현상 부대와 합류해 빨치산 500명이 모여 1년 만에 목욕을 했다고 한다. 그 목욕 장면을 찍은 곳이다.
아래 용소서 덱 길과 연결된 윗 용소까지 덕산계곡의 비경이 펼쳐진다.
등산로 이정표의 수분재(水分峙)는 ‘물이 나뉘는 고개’를 뜻한다.
이 고개 위로 빗물이 떨어지면 북쪽은 금강으로 흘러들고, 남쪽은 섬진강으로 내려간다. 금강 발원지인 신무산(897.6m) 뜬봉샘과 섬진강 발원지인 천상데미(1100m)의 데미샘이 얼마 안 떨어진 곳에 있어 더욱 신기했다.
산행 경로는 다음과 같다.
신덕산마을 정류장~신덕산 마을 회관~차단기 갈림길~논개 활공장~963봉~사두봉~886봉~바구니봉재(방화동휴양림·수분재 사거리)~휴양림 도로~방화동자연휴양림(산림문화휴양관~숲속의 집~황토산책길~방화 폭포)~잇단 징검다리~아래 용소~윗 용소~장안산군립공원주차장에 도착한다. 산행거리는 약 11㎞이며, 4시간 30분 안팎 걸린다.
밀목재 고개 마루인 신덕산마을정류장에서 출발한다.
‘신덕산’ 표지석과 사두봉 등산 안내도를 보고 왼쪽 마을 길로 들어선다. 마을회관을 지나 삼거리에서 오른쪽 ‘신덕산길 2-11’ 주택을 돌아 5분이면 Y자 갈림길에 닿는다. 오른쪽 임도에 차단기가 있다. 들머리는 두 임도 가운데로 난 사두봉(2.44㎞)·활공장(0.54㎞)으로 산길을 파고든다. 이 길은 백두대간 능선의 영취산에서 분기해 장안산을 거치는 금남호남정맥 길이다.
숲 그늘 길은 임도를 가로질러 산등성이를 타고 약 15분이면 동서남북 조망이 열리는 논개 활공장에 닿는다.
사두봉 능선에서 하나뿐인 전망대로 여기서 주위 전경을 실컷 눈에 담는다. 동쪽을 막아선 장안산과 반 시계 방향으로 백두대간 능선인 장수덕유산 남덕유산이 구름 모자를 쓰고 있다. 멀리 적상산이 가물거리며. 북쪽 발아래 분지인 장수읍을 팔공산과 천상데미(깃대봉)가 포근하게 감싼 모양이다.
사두봉은 직진해 이동식 화장실을 지나 수분재(7.2㎞)로 향한다. 숲 체험을 하는 곳인지 왼쪽으로 철망 울타리가 쳐져 있다. 10분이면 963봉에 올라서며 능선은 완만해진다. 상수리와 신갈나무인 활엽수가 주종인 숲 그늘 길이다. 20분이면 산죽 길을 통과해 사두봉에 도착한다. 정상을 알리는 표찰이 이정표에 붙어 있고 삼각점과 무덤이 있다. 조망은 열리지 않는다. 수분재(5.49㎞)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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