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추령에 장승촌을 문연지 33년이 됐다. 장승은 원래 원시 신앙의 대상으로 우리의 삶 속에 전승되어 왔으나 시대의 흐름속에 점차 소실되어 잊혀져 오다가 최근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깊어가는 초겨울 추령장승축제와 함께 많은 관광객들이 잊지 못할 추억의 한페이지를 장식하기 바란다"
윤흥관 추령장승촌장은 처음 장승을 접할 때 느끼는 감정과 함께 장승공예에 입문한 이유를 담백하게 설명하고 있다.
30년 넘게 장승과 친구과 되면서, 이제는 자신의 신앙으로 마음 속 깊이 자리잡았다. 장승을 깎고 다듬어 만드는 게 삶을 보람이다.
"젊은 시절 민속공예부터 시작했다.탈과 등잔, 오리 등 공예품을 만들어 팔기도 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장승을 만들어보았는데 너무 좋았다. 마치 장승과 제가 한 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승에 몰두하기로 했다. 요즘은 부와 지혜를 상징하는 부엉이를 만들고 있다"
추령장승촌은 2,000여 평의 대지 위에 목장승 800기, 솟대 60기,민속자료 100여점 등 1,000 여개의 다양한 예술품들을 전시하고 있는 전국 최초의 장승촌으로 알려져 있다.
정읍 내장산과 장성 백양사의 길목에 위치해 있으며, 인근에는 호남의 유일한 산림박물관과 아기단풍으로 유명한 군립공원 강천산이 위치하고 있어 가을철 가족단위 여행 코스로 제격이다.
추령은 정읍시와 순창군의 경계에 위치하는 해발 320m의 고갯마루를 말한다. 정읍시 내장산에서 추령을 넘으면 순창군 복흥면으로 들어오는 길이다.
추령은 호남 정맥에 속한 봉우리로서 유근치, 장군봉과 연결되는 6구간에 속한다. 행정 구역상으로는 순창군 복흥면 서마리 추령 마을에 위치한다.
추령장승촌의 장승은 마을 장승과 다르다. 마을 장승은 마을 공동체 신앙의 전통에 따라 마을 주민들이 합심하고 협력하여 조각을 하고 마을 입구에 2기를 서로 마주 보게 세워 놓는 반면, 추령 장승촌의 장승은 한 개인의 장승 조각가가 목공예 장인 정신으로 조각한 관광용 장승이라는 차이가 있다.
일종의 공예품으로 만드는 관광 상품용 장승이라 할 수 있다. 마을 장승은 장승의 형태나 조형성이 장군상으로 일정한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추령 장승촌은 조각가의 작품 구상에 따라 다양한 장승 형상들이 만들어지고 목각 장승으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특징이다.
추령장승촌의 장승은 모두가 목각 장승이다. 목각 장승을 만드는 목적이 상업용·관광용이기 때문에 장승이 종교적 성격을 갖는 것은 아니다. 그러기에 마을 신앙 의례의 대상은 아니다.
추령의 장승들은 목공예적인 예술성이 강하지 신앙성을 전제로 조각하지는 않는다. 그런 점에서 마을 공동체 신앙의 대상으로 만드는 목장승과는 거리가 멀다.
낼름 혀를 내민 뱀장승 등 12지신상을 비롯해 한껏 치장한 연인 장승 등 갖가지 형태의 장승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재밌다. 대부분 눈을 부릅뜨고 큰 이빨을 잔뜩 드러내 염라대왕을 방불케 하는 괴이한 모습이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맘씨 좋은 할아버지 같다. 또 ‘버려야 얻는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하루에 세 번은 웃자’ 등 장승마다 새겨진 글귀를 보면, 새삼 살아가는 자세를 돌아보게 한다.
김제출신의 윤촌장은 “우리문화에는 전통적으로 간직해온 아름다운 우리 고유의 웃음이 있다”면서 “자연과 함께 어울어지는 순박하고 꾸밈없는 순수한 웃음과 해학이 담겨있는 장승과 함께 연말에 많은 사람들이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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