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김혜원이 12일부터 22일까지 전주 사진공간 눈에서 사진전 ‘팔복동 공단 파노라마(Palbok-dong Industrial Complex Panorama)를 갖는다.
'팔복동 공단 파노라마'는 2016년 전주문화재단 팔복예술공장 파일럿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시작한 작업이다. 1967년 새한제지(현 전주페이퍼) 준공과 1969년 삼양사(현 휴비스) 완공 이래 산업 단지로 개발된 전주시 팔복동은 우리나라 산업화 초창기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농업 정책에 비해 부진했던 전라북도의 공업 정책으로 오랫동안 개발제한지역으로 묶여 있었던 이곳은 여전히 70, 80년대의 낙후된 분위기로 시간의 푸른 녹과 아우라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해 전주시가 탄소밸리 등 팔복동 재생의 청사진을 발표하고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팔복동 공단 파노라마≫는 팔복동 공단의 정체성과 장소성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팔복동은 휴비스, 전주페이퍼, BYC(옛 백양사), 문화연필, 호남식품, 삼화금속, 국제전선 등이 화학, 섬유, 제지, 식품, 경공업 중심의 산업화를 선도해 왔음에도, 금형·용접·주접·소성·열처리 등의 뿌리 산업이나 자동차 정비 공장 등의 소규모 공장 그리고 폐기물 환경 재생 산업과 관련된 영세 공장이 집약되어 있는 곳이다.
이에 따라 '팔복동 공단 파노라마'는 생산과 유통과 폐기와 재생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팔복동의 산업 생태를 10개 시리즈를 구성, 제목 그대로 전주시 팔복동의 공단을 기록한 28점의 사진을 선보인다.
오랜 기간 한 장소에서 지속되었던 팔복동에 대한 ‘장소 기억’으로서의 가치를 갖고자 했다.
작가는 나른하고 바랜 듯한 중간톤, 파스텔 색조, 낮은 콘트라스트를 주된 사진적 형식으로 하여, 기록과 기억 사이에 있는 이 다큐멘터리 사진의 미학적 시각을 잊지 않고 있다.
생산과 유통과 폐기와 재생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팔복동의 산업 생태를 ’굴뚝이 있는 풍경‘, ’야적장‘, ’폐차장‘, ’폐공장‘으로 나누어 선보인다.
햇빛에 바래 날아간 색감으로 폐차장의 나른하고 무기력한 분위기를 강조하거나 부서져 쌓여 있거나 널브러져 있는 자동차의 초현실적인 광경을 부각, 기계문명이 야기한 황폐함과 폭주하는 물질문명의 공허함을 드러낸다.
앞서 4일부터 10일까진 서울 갤러리 인덱스에서 전시를 가졌다. 이 전시는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이 후원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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