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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나비입니다. 나는 성희라는 꿈을 꿉니다. 작품 속의 나비는 저입니다. 장자(莊子)의 ‘호접몽(胡蝶夢)’을 주제로 '나비의 꿈'을 전시합니다"
김성희 카본 아티스트(중원대 교양학부 교수)가 개인전의 설치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전주를 찾았다.
작가는 과학을 주제로 영국과 한국에서 오랜 기간 작업을 해온 예술가로 2014년부터 탄소섬유를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장자(莊子)가 어느날 제자를 불러 말했습니다. "내가 지난 밤 꿈에 나비가 되었습니다. 날개를 펄럭이며 꽃 사이를 즐겁게 날아다녔는데 너무 기분이 좋아서 내가 나인지도 몰랐습니다. 그러다 꿈에서 깨어버렸더니 나는 나비가 아니고 내가 아닌가요? 그래서 생각하기를 아까 꿈에서 나비가 되었을 때는 내가 나인지도 몰랐는데 꿈에서 깨어보니 분명 나였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진정한 나인가요? 아니면 나비가 꿈에서 내가 된 것인가요? 내가 나비가 되는 꿈을 꾼 것인가요? 나비가 내가 되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요?"
작가는 다양한 나비를 통해 ‘지금의 나는 진정한 나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철이 지닌 예술적 가치를 담아낸다.
작가는 탄소섬유 위에 자개, 진주, 꽃 등 다양한 재료를 더해 우주의 비밀을 엿보는 인간의 근본적인 욕망을 작품으로 표현했다.
탄소는 모든 생명체를 이루는 기본 구성요소로, 빅뱅 이후 우주에서 물질의 기원을 찾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기본 원소이기도 하다.
유기물(有機物)의 최소단위인 ‘탄소(C)’. 탄소는 태초의 물질이자 현재, 그리고 미래의 핵심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산업계는 탄소로 섬유를 만들어 자동차 항공 스포츠 건축 등 전방위 산업에 활용하고 있다. 탄소로 제작된 섬유는 매우 가벼우면서도 단단해 항공우주산업, 자동차, 전자전기 등 각 분야에서 고성능 산업용 소재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에 작가는 최첨단의 과학기술로 만들어낸 탄소섬유를 주재료로 우주를 엿보는 인간의 근본적인 욕망을 작품으로 빚어냈다.
작가는 그동안 ‘미시 세계로부터 광활한 우주에 펼쳐진 공간의 실체를 풀기 위해서 인간이 동떨어진 관측자가 아니라, 같이 참여해야 한다는 현대과학의 진실을 예술로 잘 빚어내고 있다.
작가는 과학을 주제로 영국과 한국에서 오랜 기간 작업을 해온 예술가로 탄소섬유를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탄소 섬유는 작가의 상상력에 맞게 다양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예술 소재입니다. 이는 섬유의 한 형태이므로 작품에 함께 사용되는 ‘매트릭스’라고 하는 고분자 수지가 딱딱하게 굳기 전까지는 다양한 형태로 변형시킬 수 있습니다"
영국에서 ‘과학예술’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과학’과 ‘예술’의 융합작업으로 주목받는 조각가다. 복제양 ‘돌리’를 만들어낸 키스 캠벨(Keith Campbell)교수와는 ‘복제’를 주제로 공동작업을 했으며, ‘DNA’, ‘컬러와 소리’를 평면과 입체작품으로 펼쳐보이기도 했다.
2014년부터 탄소섬유를 작품에 접목, 정부 과제로 전신주 디자인을 했다. 또,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화학산업대전에서 탄소섬유로 이탈리아 메디치가문의 ‘이질적인 분야의 것들에 대한 호기심과 융합에 대한 열정’을 그려내기도 했다.
익산출신의 작가는 과학과 예술이라는 융합학문을 영국에서 수학하고 한국 최초로 탄소 섬유를 사용, ‘카본아트’를 선보인 ‘카본아티스트’이며, 중원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작가는 12일부터 13일까지 전주향교 앞 갤러리 한옥에서 초대전을 가졌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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