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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스토리

‘전주 서문 밖 30리’가 콩쥐팥쥐의 고향' 1919년에 나온 박건회의 소설 ‘대서두서’ 발간... 팥쥐의 악행을 알게 된 전라감사가 사지를 찢어 죽이는 장면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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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회의 딱지본 소설 ‘대서두서(大鼠豆鼠,발간 대창서원)’가 콩쥐팥쥐전(지은이 미상 옮긴이 권순긍, 펴낸 곳 지만지한국문학)‘으로 발간, 눈길을 끈다. 이 소설을 보면 콩쥐팥쥐의 고향이 '전주 서문 밖 30리다‘는 기록이 처음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대서두서(大鼠豆鼠)'는 오랜 시간 입에서 입으로 전해 온 ’콩쥐팥쥐‘ 이야기를 최초로 소설화한 작품이다. 이는 1919년 출판인 박건회가 '콩쥐팥쥐‘ 이야기를 정리하고 종합해 만든 작품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전래동화와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아이들을 위한 동화에서는 순화됐던 잔인한 장면을 그대로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조선 이조 중엽 시절 전라도 전주 서문(西門) 밖 30리에 한 퇴리(退吏, 벼슬에서 물러난 관리)가 있으니 이름이 최만춘이라. 그 아내 조씨와 더불어 20여 년을 살아왔건만 슬하에 자식 하나 없어 내외서로 근심이 그치지 아니했다. 유명한 산이나 절에 수없이 기도불공도 드리고 어려운 사람을 살리는 적선도 부지런히 하며 한편으로는 약으로 기혈을 보충하기도 하다가 어찌어찌해 신명2)이 감응했던지 정성이 지극했던지 부부가 신기한 꿈을 꾼 후에 태기가 있었다’

결국, 팥쥐의 악행을 알게 된 전라감사가 그의 사지를 찢어 죽였다. 바로 그 시체로 젓갈을 담아 팥쥐의 어미에게 보내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대서두서‘는 민담이나 고전서사에 담긴 잔인하고 생경한 민담적 사유를 그대로 담고 있는 ’콩쥐팥쥐전‘의 본얼굴이다.
’콩쥐팥쥐‘ 이야기를 연구해 온 권순긍 교수가 번역하고 해설했다. 민담 ’콩쥐팥쥐‘가 어떤 경로를 통해 소설과 동화로 정착했고 정전화됐는가에 대해 자세히 안내한다. ’콩쥐팥쥐‘ 이야기의 다양한 양상을 살펴볼 수 있도록 민담 ’콩쥐팥쥐‘(임석재 채록, 1918)와 동화 ’콩쥐팥쥐‘(심의린 재화, 1926)를 함께 수록했다./이종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