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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스토리

경복궁 영추문

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낙서한 용의자가 18일 자수했다. 경찰은 여전히 첫번째 낙서 용의자 2명을 추적중이다. 종로경찰서는 지난 17일 오후 10시 20분께 경복궁 영추문 왼쪽 담장을 스프레이로 훼손한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를 받는 20대 남성 ㄱ씨가 이날 오전 11시45분께 자진 출석했다고 밝혔다. ㄱ씨는 전날 영추문 왼쪽 담장에 길이 3m, 높이 1.8m의 규모로 붉은색 스프레이를 이용해 특정 가수와 앨범 이름을 쓴 혐의를 받는다.
 '영추문(迎秋門)'은 임진왜란 때 무너진 것을 1865년 경복궁 중건 당시 다시 지었다가 1926년 일제에 의해 다시 헐려 1975년 재복원한 문으로 일본에 의해 두 번이나 수난을 당한 문으로 유명하다. 영추문은 본래 경복궁의 서쪽 문으로 주로 무관들이 궁에 출입할 때 들어가던 문이었다. 당시 경복궁에 들어가려면 문관은 동문인 건춘문(建春門)으로, 무관은 서쪽인 영추문으로 출입했는데, 이는 문관을 '동반(東班)', 무관을 '서반(西班)'이라 하여 각각 임금의 동서로 시립하던 것을 상징한다. 이 둘을 합쳐서 '양반(兩班)'이라 한다. 이름인 영추문은 궁궐의 서문이 가을을 맞이한다는 뜻에서 온 말로, 동양의 전통적 음양오행설에서 서쪽이 계절적으로 가을을 의미하던 것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이 문은 경복궁의 다른 문들보다 한국사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문이다. 임진왜란 당시에 경복궁 화재로 소실됐던 것을 1865년 경복궁 중건 당시 복원했다가, 1926년 일제에 의해 또다시 무너진 문으로 일본에게 2차례나 수난을 당한 문이기 때문이다.
 문화재보호법을 보면, 국보 및 보물, 사적, 명승 등의 지정문화재에 글씨 또는 그림 등을 쓰거나 그리거나 새기는 행위 등이 금지된다. 이를 어길 경우 훼손된 문화재의 원상 복구나 관련 비용이 청구될 수 있다. 전주 풍패지관, 전동선당, 경기전, 금산사, 선운사 등 전북 문화재들이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남긴 낙서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얼마 전, 태국국립공원 바닷 속 산호초에서 한글로 쓴 낙서가 발견되면서 국제적 망신을 샀는데 전북지역도 예외가 아닌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이종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