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군 공음면 구수내, '동학때 살기 위해 광에 굴을 파다' 시할머니 최씨
고창군 공음면 구수내마을 하양례 씨가 새색시 때 시댁의 광에 쌀이 세 가마니나 들어가는 큰 항아리가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하양례 씨가 쌀을 푸려고 항아리를 만지는 순간 바닥으로 깊이 가라앉아 버리더란다. 너무 놀라서 시할머니에게 “할머니, 광이 어째 푹푹 꺼지요? (항아리가 바닥으로) 짚이(깊이) 들어가 버려요.”라고 하자, 그때서야 시할머니가 “굴 판 자리라, 그때 (흙으로 굴속을);돋았어도 또 요러고 내려 앉는갑다.”고 하시면서 그 굴에 관한 이야기를 해 주었다고 한다.
시할머니(최씨)가 이곳 구수내로 시집을 와서 살고 있는 어느 해에 동학란이 터졌다고 한다. 당시 동학농민혁명에 시할머니의 친정 남동생이 가담했는데 관원들이 동생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되었더란다. 그래서 누나인 시할머니가 자신의 집 안에 있는 광 바닥에 굴을 파고 동생을 피신시키고 그 위에다 물레를 올려놓았단다. 그러고는 매일 밥 먹을 때마다 식구들 몰래 자신의 밥을 조금씩 남겨서 물레를 치우고 굴속으로 넣어 주었고, 그렇게 해서 동생은 무사히 동학란 때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후에 굴을 흙으로 메웠는데도 세월이 흘러 손자며느리를 본 그때까지도 광 바닥이 그렇게 가라앉더라는 이야기다.
하양례(여, 1934년생, 공음면 구암리 구수마을 주민)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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