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근의 행복산책2]낙타는 위기를 맞으면 술수를 쓰지 않고 정공법으로 도전한다
낙타는 위기를 맞으면 술수를 쓰지 않고 정공법으로 도전한다
아랍인의 전설에 따르면 태초에 지상에는 사막은커녕 모래 알갱이 하나 없었다. 모래가 없는 세계는 미완성의 세계라고 생각한 하느님(알라신)은 가브리엘 천사에게 모래부대 하나를 내주고 바다 밑이나 해변 등 모래가 필요한 곳에 뿌리게 했다. 그런데 악마가 뒤쫓아 와 모래부대에 구멍을 뚫었다.
그 바람에 아랍인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 한꺼번에 모래가 쏟아져 사막이 됐다. 아랍인을 불쌍히 여긴 하느님은 아랍인을 불러 머리에 쓰는 터번과 함께 천막·칼·낙타·말을 선물로 줬다.
사막은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가 탄생한 곳인 동시에 천문학이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춥고 메마른 사막의 밤하늘에는 별이 유난히 가깝게 보인다. 유목민들은 별의 움직임을 관측하고, 별에 이름을 붙였다.
낙타는 사막에서 살아가기에 적합한 몸을 가졌다. 등에 있는 혹에는 먹이가 없을 때를 대비해서 지방을 저장해두었고, 마스카라가 필요 없을 만큼 길고 진한 눈썹은 사막의 모래바람을 막아줄 뿐 아니라 강력한 햇빛으로부터 눈동자를 보호해준다. 또 발바닥은 말랑말랑한 조직으로 되어 있어서 발을 디딜 때마다 발바닥이 넓게 퍼지면서 모래 위를 걸을 때도 발이 빠지지 않게 해준다.
사막의 바닥 온도는 한낮 60~70도까지 오르지만 낙타의 몸통 근처 온도는 긴 다리 덕분에 무려 10도가 낮다. 낙타의 머리는 햇빛가리개 모자처럼 생겼다. 눈물샘에서 공급되는 눈물은 각막이 마르지 않도록 하고 모래를 씻어내는 효과도 있다.
길고 짙은 속눈썹은 모래 바람을 막아 준다. 긴 털은 직사광선의 따가움이 피부로 전달되는 것을 막아주고 땀으로 증발되는 수분을 막아주기도 한다.
이곳 사막에서 사막여우가 산다. 잘 지낼 수 있는 이유는 귀와 털과 발에 있다. 사막여우의 큰 귀는 무더운 사막에서 살기에 아주 적합한 모양새를 하고 있다. 얇고 큰 모양으로 열을 몸 밖으로 배출하기 쉽게 되어있다. 또한 빡빡한 털은 사막의 큰 일교차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더위를 이기는 것만 놓고 보면 월드컵 우승감이 분명한 낙타에게는 뜨겁고 건조한 사막에서 살아남기 위한 독특한 생존전략이 있다.
낙타는 위기를 맞으면 술수를 쓰지 않고 도전한다. 정공법으로 승부수를 던지는 것이다. 땡볕에 쉴 그늘도 없을 때 낙타는 오히려 얼굴을 햇볕 쪽으로 마주 향한다. 햇볕을 피하려 등을 돌리면 몸통의 넓은 부위가 뜨거워져 화끈거리지만 마주 보면 얼굴은 햇볕을 받더라도 몸통 부위에는 그늘이 만들어져서 어려움은 오히려 줄어들기 때문이다.
정공법은 고지식해 보이지만 용기 있는 자만이 쓸 수 있는 방법이다. 역사는 용기 있는 자에 의해 진전되어 왔다. 교활한 술책이 성공의 비법인 양 편법이 횡행하는 사회에서는 의연함이 더욱 돋보이는 법이다. 모략에 능한 사람이 아무리 폄하하려 해도 의연함 속에는 당당한 힘이 깃들어 있다.
낙타는 위기를 맞으면 술수를 쓰지 않고 정공법으로 도전한다. 사막의 땡볕에 쉴 그늘 하나도 없을 때에 낙타는 오히려 얼굴을 햇볕 쪽으로 마주 향한다. 햇볕을 피하려 등을 돌리면 몸통의 넓은 부위가 더 뜨거워져서 어려움이 더 크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인데 우리도 마찬가지다. 살아가면서 힘든 일이 생기면 어떤 때는 정공법으로 대처하는 것이 오히려 쉽게 극복하는 길이 된다. 태양을 직접 바라보면 당장 얼굴은 뜨겁지만 몸에 그늘을 만들어 오히려 시원하다는 깨달음을 얻었던 것입니다.
낙타의 의연함은 높이 살 만하다. 햇볕을 마주 보는 자세로 말미암아 몸통 밑부분에 그늘이 생기고, 이 빠듯한 그늘은 사막의 뜨거운 반사열을 그나마 줄여 준다. 공기 중에 수증기가 거의 없는 까닭에 사막에서는 땡볕과 그늘의 온도 차가 매우 크다. 그래서 그늘이 생기면 외부보다 낮은 온도의 공기가 낙타의 몸통 주변을 순환할 수 있다. 뜨거움을 마주해 얻어 낸 시원함이 통쾌하다.
생존 전략은 진중함이다.냉혹한 추위와 살인적인 더위가 반복되는 사막에서 열 손실을 막기 위해 여분의 지방은 혹에 몰아넣었으며, 사막에서 함부로 달리지 않았고, 쓸데없이 헐떡이지 않았으며 자신에게 달리는 능력이 있다는 걸 모른 척했다. 낙타는 최대 시속 60km까지도 달릴 수 있지만, 달리지 않는다.
준비성도 있다. 낙타는 물을 하루 200ℓ정도까지 먹을 수 있고 몸의 구석구석에 저장해 둔다. 이 덕분에 낙타는 대개 한 달 가까이, 겨울에는 몇 달 동안 물을 마시지 않고도 산다. 비록 살던 집에서 쫓겨난 낙타지만, 사막에서의 생존 능력은 가히 지구 최강인 것이다.
모래는 뜨겁고 땡볕은 더 뜨겁다. 몸을 돌려 땡볕을 피하느냐, 아니면 낙타처럼 정면으로 땡볕에 맞서느냐, 선택의 기로다. 정면으로 도전하면 새로운 길이 열린다. 사막도 아름답다.
생태계는 가혹한 환경을 이겨내고 진화의 기적을 이뤄낸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역경을 오히려 기회로 삼은 이런 장한 얘기는 우리에게 환경이 어렵다고 절대 굴복하지 말라는 용기와 힘을 준다. 세상을 긍정 에너지로 채우자.
인생의 위기 앞에서 굴복할지 강해질지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이때 위기를 극복할 방법은 사람과 환경마다 다양하지만
공통적인 전략은 위기를 인식하고 버티는 것이다.
위기는 두려운 것이지만 역으로 성장의 원동력임을 기억하며 도약의 기회로 만드세요. 어찌할 수 없이 또 마음이 가라앉는다면 ‘오늘은 조금만 우울하겠습니다.’고 낙타처럼 정공법을 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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