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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새통

유득공의 '고운당필기' 최초 번역 출간





한국고전번역원은 유득공의 '고운당필기(지은이 유득공, 옮긴이 김윤조․김종태․김성애)를 최초로 번역, 출간했다.
이는 유득공의 비망기이자 일기로, 서얼 출신인 그가 정조의 파격적인 인사 정책 덕으로 막 관료가 되었을 때부터 죽기 몇 년 전까지 20여 년의 세월 동안 작성한 약 300편에 달하는 짧은 글을 모은 책이다. 이 글들이 이후 《발해고》 《경도잡지》 《이십일도회고시》로 발전하였으므로 《고운당필기》는 유득공의 모든 저술의 시작점이다. 이렇듯 학술적 가치가 낮지 않은 책임에도 다른 저작에 비해 번역이 늦어진 것은 《고운당필기》의 원본이 일제 치하에 조선총독부로 흘러 들어가 일부는 일본으로 흘러 들어가고 일부는 유실되는 등 고초를 겪었기 때문이다. 한국고전번역원은 한국‧미국‧일본 세 나라에 흩어진 여러 이본을 수집하고 대조하여 최대한 원본에 가까운 모습을 회복하고자 하였으며, 295편 중 미확인된 41편을 제외한 254편을 교감․표점하고 번역하여 교감표점서와 번역서를 출간했다.
유득공은 흔히 역사와 관련해 호명되어 왔지만 실제 그는 역사뿐 아니라 수많은 분야에 방대한 관심과 열정을 쏟은 인물이었다. 그의 사고가 드넓은 영역에 걸쳐 있었던 탓에 《고운당필기》에 수록된 글들은 그 소재에서는 역사를 비롯해 언어, 풍속, 지리, 문학, 괴담, 동식물과 신변잡기적인 사물까지 아우르고 형식에서는 소설이나 만담부터 시와 역사에 대한 평론까지 겸한다. 또한 유득공 자신의 경험과 생각뿐 아니라 지인이나 동료에게 전해들은 흥미로운 이야기, 자신이 친구와 여가에 나눈 대화 등이 수록되어 있어, 《고운당필기》는 한 지식인을 넘어 조선 후기 지식 공동체가 품고 있던 다양하고 풍성한 소재를 갖추고 있다. 번역은 계명대학교 한문교육과 교수 김윤조, 한국고전번역원 수석연구위원 김성애, 한국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 김종태가 참여했다./이종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