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점순의 잡담(지은이 이점순, 출판 풍류문화컨텐츠기업 정말)’은 어머니와의 추억을 시인의 감성으로 쓴 첫 작품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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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서 바쁜 어머니 그림자 그 치맛자락에서 비잉빙 돌던 어린 날 샘가, 낮아진 담장, 귀 떨어진 흙벽 헤집고 들어온 한 가닥 햇살 낯설게 웃고 어머니의 늙은 고갱이 우울하게 서성이던 바람 얼음물에 헹궈 널고 마음 시린 나도 걸쳐 널었다(‘옛집’중)
시인은 지금도 어머니를 덧칠하며 그리울 때마다 시로써 위안을 받고 있다. 손끝에서 피는 시의 끈을 잡고 힘차게 달려와 새로운 마음으로 꽃을 피우고 어머니와의 추억과 기억을 되찾고 문향이 담겨있는 글 속에서 용기를 내어보는 게 일상이다.
시인은 1989년부터 진안 성수로 들어와 성수주조장 냉천막걸리를 운영하면서 삼백예순다섯날 아리랑고개를 넘어간다. ‘지구 심장에서 끌어 올린 성수聖水 여든여덟의 생애에 국鞠 여인을 만나 서로를 탐닉하듯 깨지며 넘어지며 환호하며 울부짓는 이렛날을 보내고 명상에 젖는다. 눈을 감는다. 콧길을 열어 깊은숨을 넘긴다.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막걸리’)
4부로 나눠 엮은 이번 시집은 ‘점순이’ 등 100여 편의 작품은 부모에 대한 애틋한 정을 곱고 순수한 시어로 건져 올려졌다. 시인이 경험한 개별적 사실을 바탕으로 인간 존재의 따뜻한 내면과 가족공동체의 유대감을 견인하는 작업은 작가 시세계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때문에 시마다 사랑과 배려, 소통과 공감의 마음을 중심으로 우리 삶의 풋풋하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생산해내고 있다.
시인은 “나이 쉰에 방송대 국문과 공부를 열심히 하고, 요리 공부도 해 상을 받고, 집 밖에서 활동하면서 많은 사람을 알게 됐고 꿈으로 만 여길 뻔한 시인이 되고, 시골로 들어와 막걸리를 밎으며 새로운 삶에서 나를 잘 여물게 하고 있다”고 했다.
“그냥 ‘나’임을. 그 나를 나는 거창하게 여겼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이왕 이렇게 된 거 거창한 ‘나’를 만들어봤다”는 시인은 남원출신으로 2014년 ‘문학 세계’로 등단, 진안군정 소식지편집위원, 식생활교육진안네트워크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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