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부터 26일까지 교동미술관 2관에서 모던칼라기획전으로 서수인 김하윤 등을 선정, 2인전을 마련한다.
모던칼라는 2008년부터 후원전을 하고 있으며, 올해 열 한 번째로 서수인 김하윤 2명의 후배들을 초대했다고 했다.
이 자리는 특히 타 대학 졸업생과 만남의 장으로 서로 작품을 공유하고 친목을 도모하기도 함은 물론 작가 작업실을 탐방하여 관람객이 작가 작품에 대해 이해를 돕기 위한
영상도 제작하고 있다
서수인작가는 ‘사라지는 것들’을 선보인다. 여기서 사라진다는 것은 의지를 상실하는 것을 이야기한다. 나이를 떠나 자신의 가치를 만들어가는 사람은 반짝인다. 어떤 것이든 무뎌지기 마련이지만 의지가 시간이 흘러 무뎌지고 사라지는 것을 의식해 마음을 잡고 살아가는 것은 정
말 멋진 일이다. 사람도 물건처럼 언젠가 낡고 언젠가 고장 나는 것을 인정하며 살아가는 것, 다만 그것이 가치를 잃은 것이 아니므로, 원래 기능을 상실하더라도 의지를 갖고 살아가는 것. 그것이 나다울 수 있는 일이라 보았다. 오래된 물건이 누구에게는 좋은 골동품이 되듯 나는 그림 안에서 고장 난 이미지들을 재배치해 기념비처럼 전시하고 그림을 통해 보는 이들과 소통한다.
김하윤은 욕심쟁이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약육강식 정글 속 悠悠自適(유유자적), 숨을 고르며 천천히 나아가는 나무늘보는 스스로의 메타포(metaphor)이며, 어디론가 곧게 뻗은 나뭇가지들을 헤치고, 매달리고 또 디디며 나그네의 심정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어떤 길을 걷는다. 비슷해 보이지만 저마다 다른 모양새를 지닌 채 각기 다른 지점에서 새롭고 다양한 몸짓으로 또 다른 시공간을 향해 뻗은 형상과 이를 따라 걸어가는 모양새는, 꿈속을 유유자적 거닐며 정글 사회로부터의 자유를 탐닉하지만 늘 실체 없는 위협과 염려에 고민을 더하며 울퉁불퉁 살아가는 우리의 오늘날을 닮았다. 설렘과 의심, 용기와 두려움, 기쁨과 고독, 후회와 염려, 수많은 궁금증들이 얽히고설킨 이 어지러운 방랑 길목에서 순간순간 만나는 창조주의 사랑과 자연의 섭리, 매일 반복되는 어떤 만남과 사건들 속 넘실대는 사랑과 슬픔, 시간과 계절의 옷을 입고 변화하는 빛과 그림자의 유희는 지친 길에서 어여쁜 노랫말을 엮어 주고, 주섬주섬 챙겨 모은 향기로운 열매들은 때론 탐스럽게 익고 때론 땅에 떨어져 썩으며 다양한 생(生)의 이면을 깨닫게 한다.이에 작가는 눈앞의 두렵고 아름다운 이 길을 계속해서 걸어 본다.
김철곤대표는 “코로나 19로 최근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화된 가운데 이번 전시를 비대면 방식의 온라인 전시 기획이 될 뻔 했는데 다행히 전시를 열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장마철임에도 불구하고 작품제작에 최선을 다 해준 후배들에게 격려를 보낸다”고 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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