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옴팡집과 전주비빔밥의 원조 뱅뱅이비빔밥을 찾다
전주의 전설적인 음식점 ‘옴팡집’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전주비빔밥은 옛날에 장작불에 지은 밥에 남원 운봉에서 나는 목기 함지박에 탐스럽게 비볐으며, 조선 간장과 집에서 담근 고추장을 사용했다. 옴팡집에서는 7년 이상 묵은 간장을 썼다고 한다. 옴팡 찌그러진듯한 작은 초가집을 손님들이 ‘옴팡집’으로 붙인 이름 붙였으며, 경원동 동문 사거리 부근에 자리하고 있었다고 한다. 다시 말해 간판의 이름이 아닌 셈이다. 전주비빔밥은 전주 콩나물에, 진안 참깨, 옥구 참기름과 함께 무주 산간 지방의 풋풋한 야채 한 줌이 들어가야 제맛을 낸다. 다음은 고 작촌 조병희(1910~2002)선생으로부터 살아생전 들은 말로, 원조 전주비빔밥의 이야기에 다름 아니다.
‘전주 남부시장의 비빔밥을 비비는 솜씨는 가히 천하 일품이었지요. 건강한 사내가 양푼을 왼손에 받쳐들고 오른손아귀로 꼭쥔 수저 두 가락으로 양푼을 빙빙 돌리며 비벼대는데 한참 흥이 나면 콧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치뜨린 양푼이 허공에서 빙빙 돌기도 했지요’
쇠그릇에 밥과 반찬을 담아 뱅뱅돌려서 비볐기 때문에 '뱅뱅이 비빕밥'이라고도 한다. 어느 누구는 손님 앞으로 그릇을 굴러 주었다고 들었다. 손으로 받쳐들고 비벼대는 솜씨는 전주 남밖장만이 갖고 있는 정경이었으리라. 전주비빔밥은 일제강점기부터 유명했다. 전주 남부시장의 음식인 ‘뱅뱅이’ 비빔밥은 1960년대를 거치면서 전문화되고 고급화되었다고 한다.
이는 필자가 그동안 연구한 결과를 토대로 만든 전주비빔밥 스토리다. 고 전영래박사는 전주비빔밥의 사찰 유래설을 처음으로 주장, 이 책자에 소개할 예정이다.
#2.19세기, 여강이씨가 안동에서 남편 무장현감 김진화에게 두부장을 보내다
'고을(에 돈이) 바싹 말랐으니 어찌하겠삽? 절통하옵. 장(醬)을 보내라 하오니, 된장 말인지… 끓여나 잡수실까, 된장이 나을 듯하여 한 항아리, 고추장과 두부장도 한 항아리씩 가옵.' 서방님 입맛 잃으실까 고추장·즙장·두부장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1847년 6월 경상도 안동의 아내는 멀리 전북 고창군 무장면의 현감으로 간 남편이 걱정돼 견딜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객지 음식이 입에 맞지 않을까 걱정이었다. 아내가 생각한 해결책은 '장'이었다. 학봉 김성일의 10대 종손 김진화(金鎭華, 1793~1850)의 부인 여강이씨(驪江李氏, 1792~1862)가 무장(茂長)에 현감으로 가 있던 남편에게 보낸 한글 편지 16통에 이같은 내용이 나타난다. 55세의 아내가 한 살 연하 남편의 건강을 애틋하게 챙기는 이 편지에서 이씨는 아예 고추장·된장·두부장·즙장·초장 등 장류를 항아리째로 남편에게 보내 입맛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김진화는 1846년 4월 2일에 무장현으로 발령이 났다. 1847년 6월에 썼을 것으로 여겨지는 여강이씨의 편지엔 된장, 고추장, 초장을 보낸다는 내용이 나온다.
‘인문학 스토리로 만나는 음식문화1~2(지은이 이종근, 출판 신아출판사)’는 음식과 문화와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연구, 이번에 처음으로 발표한다. 물론 손수 한문을 번역하거나, 한문 번역본을 구입해 찾은 자료가 아주 많다. 시간으로는 25년 여 정도입니다.
허균과 부안의 방풍죽을 비롯, 만마관에서 음식을 판 조삼난, 전주 생강 상인과 올공쇠, 진안군(君)과 소주, 성미당 놋그릇 이야기, 속담으로 만나는 고창 음식 이야기, 고춧가루를 싫어한 예수병원 의사 잉골드, 서울 누이에게 부안 생선과 게를 보낸 유형원, 여강이씨 안동에서 남편 무장현감 김진화에게 두부장을 보내다, 전주 복숭아 승도, 이순신장군이 선물받은 봉동 생강, 명랑해전서 병사들에게 정과(冬瓜)를 나눠준 고창의병장 오익창, 고창현감 이원 소세양에게 새우젓과 생선을 선물하다, 변강쇠전에 나오는 임실 곶감 등의 콘텐츠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들은 백종원 등 음식 열풍에 빠져 있지만 스토리를 얼마나 알고 있나. 인문학과 음식의 만남을 전북 처음으로 시도, 우리네 삶의 성찬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
물론 1995년네 발간한 ‘온고을의 맛, 한국의 맛’과는 성격이 다르므로 한 자도 중복되지 않는다.
작가는 “첫 졸저 1995년 ‘온고을의 맛 한국의 맛’이란 책자를 발간한 후, 송창진 송약국대표(작고), 향토사학자 작촌 조병희선생(작고) 등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계속 연구하라는 말에 너무 많은 부담을 느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이로 인해 전북 향토음식 조례가 제정된 것은 큰 보람이었다. 25년 만에 다시금 음식 책자를 발간한 것은 작가로, 언론인으로 사명을 다하기 위한 나름의 노력이며, 작은 고임돌을 자처하고 싶은 충정임을 널리 이해해주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종근은 전북도민일보 기자, 전민일보 문화부장, 전북문인협회 사무국장, 전주시 문화의집 관장, 한국문화의집협회 부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프레스센터, 한국언론재단, 방일영문화재단(3회), 관훈클럽(신영연구기금), 한국언론진흥재단 등 기획 출판 대상에 7회 선정됐다.
문화 전문 공무원으로 전주시 ‘문화의집’ 관장 재직 시 제5회 전국 문화기반시설 평가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으며, 한프문화의집 국제 컨퍼런스에서는 한국 대표로 선정돼 ‘문화의집’의 원조인 프랑스에 ‘직장인을 위한 한낮의 틈새음악회’를 소개했다.
1994년 ‘문예연구’ 신인상을 통해 수필로 등단했으며, 2010년 제1회 대한민국 신화창조 스토리 공모대전(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우수상을 받으면서 다큐멘터리 작가로 데뷔하고, 2011년엔 KBS-1TV를 통해 ‘꽃담의 유혹(2부작)’이 추석 특집물로 방영, 시청률 3.7%로 지상파 방송 10위권에 랭크됐다. 제33회 전국향토문화공모(한국문화원연합회) 콘텐츠부문에 '서예가 이삼만의 산광수색' 창극 대본을 출품, 최우수상을 받았다.
『온고을의 맛, 한국의 맛(1995)』, 『전북문학기행(1997)』, 『모악산(1998)』, 『전라도 5일 장터(1999)』, 『전북의 축제(2000)』, 『한국 문화의 집 바로보기(2000)』, 『주민자치센터 운영의 길잡이(2001)』, 『명인명장-이태백 사오정이 없는 세상을 꿈꾼다(2004)』, 『전주천의 역사와 문화(2015)』, 『전주 삼천의 역사와 문화(2016)』, 『서예로 보는 전북 문화유산(2013)』, 『전주의 편액과 주련(2018)』, 『전주 한옥마을 붓글씨기행(2018)』, 『전북야사(2018)』, 『용인의 이야기를 열다(2015)』, 『전주예술사(2019)』, 『동물로 풀어보는 전북의 해학(2019)』, 『전주 한옥마을 다시보기1~2(2016, 2019)』, 『고창인문여행ㅡ보리 피리 잘라 고창에서 하룻밤(2019)』, 『우리 동네 꽃담(2008)』, 『한국의 옛집과 꽃담(이 달의 읽을만한 책 선정, 2010)』, 『이 땅의 다리 산책(이 달의 읽을만한 책 선정, 2015)』, 『한국의 다리 풍경(2016)』, 『한국의 미 꽃문(2018)』, 『한국의 꽃살문(2019)』 등 28권의 책을 펴냈다.
현재 2030 전주 문화비전 수립 자문위원, 전주 문화특별시 시민연구모임 멤버, 전주문화원 연구위원, 전주문화재단 전주문화비평 편집위원, 전북수필문학회 이사, 지후 아트갤러리 운영위원, 한국서예교류협회 홍보 및 기획 이사, 새전북신문 문화교육부 부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2.목차(일부)
이순신장군이 선물받은 봉동 생강
여강이씨 안동에서 남편 무장현감 김진화에게 두부장을 보내다
변강쇠가에 나오는 임실 곶감
부안현감 원근례 산고래 못잡아 파직하다
조삼난(趙三難) 만마관에서 술장사를 하다
김생, 소금장사로 돈을 모으다
돼지고기를 먹지 많은 전주부윤 윤효손
미국 해군 중위 조지 클레이턴 포크가 1884년 11월 10일 맛본 전주 밥상
소세양, 임실현감 이수완에게 은어를 선물받다
전봉준이 먹었다던 정읍 죽력고, 대나무같은 정절지켰네
고창현감 이원, 부안태수 김윤제, 소세양에게 새우젓과 생선을 선물하다.
전주 사람들이 관아의 주방에 판 메추라기
혼돈반과 골동반
허균과 부안의 방풍죽
1972년 전주지도에 보이는 오얏
예수병원 설립자 마티 잉골드의 젓가락 사용과 달가워하지 않은 고추
군산서 교편을 잡은 방신영과 ‘조선요리제법’
오희문, 장수군에서 임진왜란 만나 한 끼에 7홉의 쌀로 밥을 지어먹다
전주 생원 이사철, 피란길에 병든 아버지를 위해 편육을 준비해 두었다가 드시게 하다
장수 장사명과 진주소씨 효자려의 잉어
산나물과 물고기로 부모를 모신 진안 효자 이광범와 오성복
춘향가의 음식, 월매 밥상
최명희의 ‘혼불’과 음식
진유의 누룽지 고사를 말한 석정 이정직과 진안 우렁 각시
전설따라 3천리; 이성계의 등극을 도운 소금 장수
서울 누이에게 부안 생선과 게를 보낸 유형원
강천수, 복달임의 풍류를 읊다
회를 먹고 쑥국을 끓인 이문규
고창 바지락라면과 군산 짬봉라면
강흔 부안현감, 관아 후선루에서 꿩과 사슴을 안줏거리로 삼다
병중에 완주 고산의 아들로부터 죽력과 빙어회를 받은 유진한
500년된 순채는 어디로 사라졌나
세종, 무장출신 윤회에게 과음하지 말라고 하다
성미당과 놋그릇 이야기
전주 복숭아 ‘승도’
김제 학성강당의 백조화춘
무주 도리뱅뱅이
어의 전순의
순창 율란
고창 가축잎나물과 남원 부각
군산 째보선창과 고창 동호 뱅어젓
함열 3부잣집과 준치
말고기와 마필산업
스토리로 만나는 포(脯)
전주 생강 상인과 올공쇠
진안군(鎭安君)과 소주
진묵대사와 고시레전
임실 얼음창고
전주 엿
속담 속에 나타난 음식
전주 떡전거리와 고속버스터미널
조선상식문답 속 전북 음식
도문대작과 함라 반지
동락원 장독대
남원 유자
사우재(四友齋)와 도문대작
전주 백산자
순창고추장과 만일사 비
부풍향다보(扶風香茶譜)의 진원지 고창 선운사
진안 돈적소와 애저
전주 즙장
허산옥과 행원
고들빼기 김치
주막고군산군도 어전(漁箭)
남원 미꾸리
대사습놀이 전국대회와 동지
남원 월매집과 깍두기
'예(藝)’다방과 삼양다방
전주 옴팡집
음식점 건물, 문화재가 되다; 군산 빈해원과 조양식당
고창과 부안의 칠산 앞바다
임실치즈 대부 지정환신부
째보선창과 고창 동호 뱅어
임실 팥칼국수와 전주 소바, 그리고 국수
전주 한옥마을 주변의 맛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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