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승련사(勝蓮寺)는 산동면 식련리에 있는 대한불교 조계종 소속의 사찰이다. 이곳은 비구 니 승려들이 수도하면서 불법에 용맹정진하고 있는 만행산(萬行山) 자락에 있는 사찰이다. ‘만행(萬行)’은 불자(佛子)가 열심히 수행하고 남을 위하여 선행을 하는 이타적인 보살행(菩薩行)을 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목은 이색(李穡)이 지은 『동문선』 제72권의 「승련사기」에 의하면, 승련사는 남원부 동북방 30리에 있는 만행산의 금강사라는 옛 절에 홍혜국사가 초석을 다진 뒤, 졸암선사가 사찰 명을 승련사라고 고쳤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후 오랜 세월동안 폐찰 되었다가 1980년대 후반에 승려 송담·경헌 등이 승련사의 옛터에 불사를 중창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비구니 사찰로 하안거와 동안거에는 20~30명의 비구니 승려들이 수행 참선하고 있다. 약 백여 명의 신도를 중심으로 매달 초삼일에 법회를 열고 있다. 주요 건물로, 대웅전과 선원 및 요사채가 있다.
사찰의 우측 편에 있는 산의 바위에 새겨진 ‘금강삼매수행도’는 승련사의 오랜 역사를 짐작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유물의 하나이다. 유가심인도라고 하며 고려시대의 작품으로, 높이 36㎝, 폭 102㎝를 자랑한다. 유가심인도 또는 금강삼매경이라고 부르는데 아직 정확한 명칭은 없다. 남원 승련사 뒤편 기차바위에 새겨진 그림으로 2개의 바위 면에 각각 1구씩 2구가 그려져 있고 다른 면에는 옴마니반메홈이라는 범어문자가 새겨져 있다.
다섯줄로 된 수행도는 자량위(資糧位), 가행위(加行位), 통달위(通達位), 수습위(修習位), 구경위(究竟位) 등 오위(五位)의 수행을 뜻한다. 극락 만다라의 세계를 표현한 것으로 깨달음의 최고의 경지를 공으로 표현하고 그 위에 부처님의 모습을 형상화 하는 등 우주의 이치를 보여주고 있는 밀교의 수행의 상징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가심인도는 대구 달성군 유가면 비슬산과 강원도 오대산 적멸보궁 그리고 남원 승련사에만 존재하는 있는 매우 희귀한 수행도이다. 이 바위를 마을 사람들은 '기차바위'라고 부른다. 길게 늘어선 것이 기차와 같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다. 그런데 이 바위의 넓적한 면에는 밀교의 문양인 유가심인 2점과, 그 옆에 내려 쓴 '옴마니반메훔'이란 글귀가 새겨져 있다. 밀교의 상징인 유가심인은 '비밀불교'라는 뜻으로 해석을 하는 밀교가, 고려시대에 이 지역에 들어와 수행을 한 흔적이다. 밀교는 중생에서 부처를 향해 깨달아가는 수행의 과정이라기보단, 이미 깨달음을 성취한 보리의 세계를 말한다. 아마도 승련사 뒤편 바위에 새겨진 유가심인도 바로 그러한 깨달음의 성취를 뜻하는 것은 아닐까? 새해를 맞아 이곳에 한 번 가고 싶다./
'돌,비석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농부와 시인(김용택) (0) | 2019.03.06 |
---|---|
석농 이석한(송천당) (0) | 2019.03.06 |
순창 장군목의 종호 (0) | 2019.03.06 |
순창의 바위 '종호(鍾湖)' (0) | 2018.10.18 |
미륵사지 석탑 지킴이 (0) | 2018.0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