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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토리

벽골제 제방 보강 주머니 발굴

 

 

 

 

 

 국내 최초의 저수지인 벽골제(사적 제111호)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국제학술심포지엄이 오는 13일 오후 1시에 김제시청 대강당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이곳에서 신라 원성왕 무렵 제방 보강을 위해 ‘진흙을 담아 쌓은 주머니’ 초낭(草囊, 풀로 엮어 진흙을 담은 주머니)의 흔적이 발견돼 주목을 받고 있다.
 이같은 제방 시설이 온전하게 확인되기는 한반도에서는 처음으로, 전북문화재연구원(이사장 최완규, 이하 연구원)은 용골마을 지역에서 발굴 조사를 벌인 결과, 제방 동쪽 부분에서 보축 제방(補築 堤防, 제방이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주변에 설치한 보강 시설) 시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보축 제방 성토층(흙다짐층) 하부에서는 ‘초낭’이 다수 드러났다. 이는 일본 카메이 유적(7~8세기) 등지에서 확인된 적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원형이 온전한 형태로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남서-북동 방향으로 열을 맞추어 배치된 초낭은 연약한 지반을 견고하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원은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 결과를 보면 7세기 전후 통일신라시대에 이들 초낭을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삼국사기를 보면 원성왕 6년(790)에 전주 등 7개 주(州) 사람들에게 벽골제를 증.수축하게 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초낭은 이때의 시설로 보인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초낭에서는 흙과 함께 볍씨, 복숭아씨가 출토됐으며, 그 아래층에서는 담수 지표종이자 한해살이 물풀인 마름이 발견돼 벽골제가 과거 담수지였음을 추측해 볼 수 있다고 연구원은 덧붙였다. 이는 벽골제가 저수지가 아닌, 해수가 흘러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해안방파제라는 최근 학계 일각의 주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결국 벽골제는 저수지이지 방파제는 아니라는 암시인 셈이다.
 이번 조사 결과 확인한 보축 제방은 길이 약 75m, 너비 약 34m이고, 성토층 최대 잔존 높이는 160㎝로, 남서-북동 방향으로 좁고 기다란 띠 모양을 이루며 진행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단면 토층은약 140~300㎝ 간격으로 성분이 다른 토양이 '之(갈 지)'자 모양으로 맞물려 쌓인 양상을 띈 가운데, 제방 기저부 최대 너비는 27.67m로 조사됐지만 일부 확인되지 못한 구간을 감안할 경우, 제방 너비는 약 30m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의 허가를 받아 (재)전북문화재연구원에서 진행중인 김제 벽골제(사적 제111호) 발굴 조사와 관련한 현장설명회와 자문위원회가 13일 오전 10시 30분 발굴 현장에서 개최된다./이종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