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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의 행복산책

부안 하섬

 오는 25일 성탄절 무렵에 변산반도 ‘하섬’에서  현대판 ‘모세의 기적’이 일어난다.
 국립해양조사원은 25일 정오와 자정무렵 2차례에 걸쳐 부안 변산면 성천포구~하섬을 잇는 바닷길이 열릴 것으로 예상됐다. 성탄절에 맞춰 바닷길이 열리는 것은 3년 만의 일로 길이 1㎞에 폭 10m 넓이를 보인다.
 변산반도에 위치한 서해 최고의 경관을 자랑하는 하섬은 울창한 숲으로 덮여져 있고, 기암괴석의 만물상으로 해금강의 절경을 방불케 한다. 하섬은 부안군의 고사포 해수욕장에서 격포 방향으로 해안도로를 따라 1.5km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다.
 하섬의 ‘하’는 새우처럼 생겼다고 해서 새우 ‘하’(鰕) 자를 쓰기도 하고, 원불교에서는 연꽃을 뜻하는 ‘하’(荷) 자를 쓰기도 한다. 원불교 창시자인 대종사와 2대 교주인 정산종사가 연꽃 모양처럼 바다 위에 떠 있는 섬이라고 부른데서 비롯된다.
 이같은 바다갈라짐은 모세의 기적이라고도 불리며 저조(低潮)때에 주변보다 높은 해저지형이 노출되어 마치 바다와 섬이 이어져 바다를 양쪽으로 갈라놓은 것 같아 보이는 현상이다. 우리나라에는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바다 갈라짐 명소 12곳이 있으나 일반 국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다가, 1996년 국립해양조사원에서 진도의 바다 갈라짐 예보를 시작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으며, 현재는 남해와 서해의 12개 지점에 대한 예보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성탄절의 이른 바 ‘모세의 기적’에 참여하려면 조심해야 한다. 방심은 금물이다. 지 난 2009년 국립공원관리공단 연구원 3명이 변산반도국립공원에서 해양조사활동 중 순직한 지역은 저조시에 육지와 하섬이 연결되는 바다갈라짐길 지역이었다. 당시 순직한 연구원들은 물이 빠른 속도로 차오르자 이에 놀라 급히 빠져나오려다 넘어지며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갯골은 바닷물이 들어오고 나가기를 반복하면서 갯벌에 생기는 좁고 긴 수로를 가리킨다. 물이 찼을 때 갑자기 수심이 깊어지고 썰물이 시작되면 물살이 빨라져 수영 선수조차도 빠져나오기 쉽지 않은 지역이다. 반드시 조석예보(www.khoa.go.kr)를 숙지해야만 만의 하나도 용납할 수 없는 해상고립 사고를 피할 수 있다./이종근 문화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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