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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의 행복산책

추석, 소슬한 그리움

나 하나의 모든 그리움, 소슬한 가을 바람에 실어 보냅니다. 늘 속앓이를 했던 숱검댕이 가슴이 그래도 이 가을에 퍽이나 고맙게만 느껴집니다. 금빛 햇살이 어찌나 유혹하는지 자연의 향기따라, 이름 모를 들꽃 향기따라 촉촉히 상념에 젖어봅니다.

 나날이 푸르러 가는 가을 하늘과 맞닿은, 천의무봉 김제평야. 저 멀리 지평선이 바라다 보이는 들녘에 찬바람이 불 때마다 천천히 출렁이는 샛노란 물결. 들녘을 가르는 도로 옆, 흰색, 자주색, 연분홍색 코스모스 꽃길 끝없이 펼쳐지면서 추석 여정은 풍요로움 그 자체로 다가옵니다. 삼라만상 모두가 기다란 이 시름 덜고, 커다란 저 보름달 같은 둥그런 소원 꼬-오옥 성취하기를. 우리 모두 산 정상에 올라 ‘나눔의 풍년가, 분배의 희망가’를 힘껏 불러봅시다.
 가을 정취가 어서 오라 손짓합니다. 가을 산들바람이 솔솔, 이내 대지가 붉게 빨갛게 노랗게 물들어 갑니다. 지인과 오순도순 얘기꽃 피우며 걷는 오솔길, 낙엽이 우수수 바스락 바스락 가을길, 예향천리 마실길 등 총천연색 대자연이 오늘따라 퍽이나 아름답습니다.  나도 모르게 바람이 차가우니 육자배기 가락이 절로 납니다. 주러리주러리 열린 대추, 그 빛깔을 다해가는 감, 제멋대로 커버린 토종 호박들에 햇살이 저 아래 지평선 아래로 까마득히 보입니다.  수구초심(首丘初心). 이런저런 가슴 벅찬 사연과 감동 속에 추석은 우리 가슴에 영원한 추억으로 깃들 것이라 믿으며 우리 가까운 곳으로 마실 가요.

 불빛 하나, 둘 켜지기 시작하면 소슬한 가을 밤은 절정에 이르는데,  황국(黃菊)의 그윽한 향기 . ‘사람이 사람을 믿고 사람과 자연이 더불어 사는 나라, 사람이 한울인 나라, 바로 그 나라를 기원합니 다. 마알간 웃음으로 맞는 이번 추석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모악산만 같았으면 참으로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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