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냄'과 '드러남'의 차이를 아시나요?
'단단고송재탑서(短短孤松 在塔西) 작고 작은 소나무가 외롭게 탑 옆에 서있네. 탑고송하불상제(塔孤松下 不相齊) 탑과 함께 있으니 더욱 더 작아 보이는구나. 막언금일고송단(莫言今日 孤松短) 하지만 지금 작고 외로워 보인다고 함부로 말하지 마라. 송장타시탑방저(松長他時 塔方低) 언젠가 소나무가 자라면 탑이 오히려 작아지리라'
이는 포장이 벗겨지면, 능력자는 실력으로, 악인은 더 추악하게 드러난다는 것이지요. '드러남'과 '드러냄'. 두 단어는 무언가가 보여진다는 의미에서는 동일하게 쓰입니다. 그러나 '드러냄'은 인위적인 요소가 포함됩니다. 의도를 가지고, 자신이 보여지도록 하는 것이 드러냄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을 잘 포장하고, 잘 홍보하고, 잘 드러내지도록 애씁니다. 어느 때부터인가 '드러남' 보다 '드러냄'을 중요시하는 흐름이 우리 사회 속에도 들어왔습니다. 자선도 그러한 차원에서 행합니다. 자신이 드러나지 않는 곳에는 마음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기보다는 만천하에 공표하고 일을 시작합니다. 자그마한 장학금을 주면서, 조그마한 도움을 주면서도 받는 사람의 자존심은 생각하지 않고 자신들을 드러내는 쪽에만 관심을 기울입니다. 각종 단체들도 무슨 일을 하기 전에 먼저 기자회견부터 합니다. 우리 사회는 ‘드러냄’의 사회인지도 모릅니다. 초등학교 반장과 국회의원과 대통령의 선거에서도 내가 잘났다고 자랑을 해야 당선됩니다. 하지만 아무리 인기를 먹고 투표로 당선되는 지방자치단체장이라도 이제는 ‘드러냄’ 의 인위적인 홍보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지역민을 위한 진정성으로 묵묵히 구민을 위한 행정 목표를 수행할 때, ‘드러남’의 평가를 받을 때, 지역민들이 보다 더 깊은 감동을 받을 수 있을 수 있습니다. 감추고 싶어도 감추어지지 않는 것, 이것이 '드러남' 입니다. 당신이 가장 자연스럽게 보여지는 감동의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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