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장님이야.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거든 무언가를 찾을 땐, 마음을 믿어봐."
생떽쥐베리의 유명한 소설 ‘어린 왕자’에서 어린 왕자와 작은 여우의 대화가 나옵니다.
“네 장미를 그토록 소중하게 만든 건 네가 너의 장미에게 소비한 시간 때문이야” “사랑은 서로에게 길들여지는 거야···”
어린왕자와 헤어지면서 붉은 여우가 가르쳐준 것은 이 뿐만이 아닙니다.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 것은 '길들여지는 과정'이라는 사실도 어린 왕자에게 알려줍니다.
“길들여진다는 게 뭐지?”
여우의 답이 참 지혜롭습니다. “그건 너무 잘 잊혀지고 있는 거지. 길들여진다는 건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야… 넌 아직은 나에게 수많은 다른 소년들과 다를 바 없는 한 소년에 지나지 않아. 그래서 난 너를 필요로 하지 않고 너 역시 마찬가지일거야. 난 너에게 수많은 다른 여우들과 똑같은 한 마리 여우에 지나지 않아. 그렇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나는 너에게 이 세상에 오직 하나 밖에 없는 존재가 될 거야.”
그러면서 여우는 어린 왕자에게 이리 간청합니다.
“부탁이야, 나를 길들여줘!”
어느 것에 익숙해 지는 방법은 '길들여지는 것'과 '길들이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간과 동물, 이성과 본능, 야만과 문명, 진심과 위선, 길들이는 것과 길들여지는 것. 과연 무엇이 우위이고, 진정한 가치인지에 대한 답은, 없습니다. 어느 쪽이든 ‘게임의 법칙’을 깨달은 자만이 이겨 살아남는다는 결론뿐.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되는 것이 길들여지는 거라면 생각하는 대로 사는 것은 사랑의 기준을 두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길들여지고 더 헤어나기 어려워집니다.
"사랑하니까 같이 붙어 있어야지", "사랑하니까 전화는 자주 해야지", "사랑하니까 모든 걸 다 받아줘야지"라고 생각한다면 오산. 기준을 두다 보면 그 기준에 자신이 얽매인다는 것을 모른다. 정말 성숙한 '나'로 탈바꿈하고 싶다면 사랑에 유연성을 두어야 합니다.
길들이기는 관계를 맺는 것이고, 시간과 마음을 투자하는 것이며, 길들인 대상에 책임을 진다는 것이며, 길들여지는 동안 기다림의 설레임이 있는 것은 아닐까요?
'길들여지는 것'은 '길들이는 것'보다는 쉽습니다. 하지만 그 익숙함에서 벗어나기란 더 어렵습니다.
하지만 어느 것이든 삶에 익숙해져 가는 것에는 다르지 않겠지만 익숙해진 후에는 바꾸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수 많은 아픔과 고통의 시간이 필요하고, 진통이 뒤따릅니다. 그래서 길들이기를 모든 사람이 다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
'길들여지는 것'과 '철드는 것'은 분명히 다릅니다. 길들여지는 것은 동물들처럼 반복된 훈련을 통해 익숙해진 결과입니다. 그러기에 매우 수동적이며 타의적입니다. 하라는 명령대로 저항 없이 따르거나 오랫동안 해오던 것을 반복하면서 길들여지는 것입니다.
교육을 길을 들이는 것이라 생각한다면 그보다 더 위험한 시도는 없을 것입니다. 사람은 길들여지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길들여지기를 거부할 줄 아는 사람이 철이 든 사람입니다.
'길들여진다는 것'은 내가 길에서 미망에 빠진 나를 찾는 과정이고, '길들이기'는 내가 길에서 아주 편하게 주변을 이끄는 것이 아닐런지요?
*음악캠프 - Fin.K.L - Pride, 핑클 - 자존심, Music Camp 1999…: http://youtu.be/C47V2sA-4T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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